왓챠플레이 팀을 만나다

한국의 넷플릭스, 제품과 마케팅에 대한 리뷰 - 1탄

by 십일월

왓챠팀을 만났다.

왓챠는 알아도 왓챠 플레이는 뭔지 몰랐다.

팀을 만나고 나서 서비스를 사용해 보려고 집에 와보니 내가 왓챠 사용자였다. 아뿔싸.


간혹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데, 우연히 로긴해 보면 가입회원이라고 나올 때마다 도대체 나는 어떤 서비스에 얼마나 가입했었나... 그리고 왜 그렇게 미친 듯이 서비스들을 가입하고 다운로드하여서 사용하고 모니터링했나 싶다.


가입했던 2013년 당시 서비스는 왓챠 하나였다.

로긴 하고 나서 알게 된 것은 나도 왓챠에서 괘 많이 rating을 했었구나. 그러나 내가 계속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지속적인 사용에 대한 동기부여가 없었던 것이 이유로 생각된다. 당시에는 rating과 review를 남길 그 어떤 motivation - 사용자 동기가 없었지 아마도.

추가로 아쉬운 것은 오랜만에 로긴 했는데 이런..

웰컴백 메시지 하나 없다... 그저 내가 몇 개 rating 했다고만 적혀 있다. 돌아온 탕자를 이렇게 차갑게 맞이하다니. 심지어 언제 가입했고 언제 rating을 했는지, 나 같은 사용자는 그게 엄청나게 궁금한데. 흔한 사용자 히스토리 페이지가 없다는 사실에 마음이 털썩.

(혹시 내가 모르는 곳에 숨겨둔 것인가?)


[WATCH 화면]



로그인 화면에서 눈에 띌만한 특이한 내용이 없어서 왓챠 플레이로 들어가 봤다. 오 홈페이지 간지.


지금은 왓챠 서비스가 아닌 왓챠플레이에 집중한다고 한다. 왓챠와 왓챠플레이의 차이는 도메인 분리와 홈페이지 콘텐츠상으로만 봐도 분명했다. 짐작이 되는 것은 왓챠플레이가 왓챠를 흡수한 모양.


왓챠의 콘텐츠 리뷰와 레이팅 등의 데이터 사업 모델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OTT 사업으로의 피봇(?) 서비스명이 왓챠플레이로 보여진다.


가만.. OTT 어디서 들어 봤더라..

기억을 더듬어 보니, 예전에 창업 시절에 만난 한 친구가 LG 계열사에서 콘텐츠 사업을 하던 팀장이었는데, 당시 LG U+에서 야심 차게(?) 준비하던 4K 사업을 LG 통신사와 함께 프로모션으로 HBO 반년 정도 무료 제공했던 적이 있었다. 그 당시 OTT 사업자과 통신사와의 관계 등을 가지고 이야기 꽃을 피웠더랬지. 아, 벌써 4~5년 전인가.


2013년 - 2015년 사이에 나에게 왓챠는 그렇게 사라졌다가 최근의 왓챠 플러스로 성장하는구나. 역시 스타트업은 버텨야 한다는 진리.



[간지나는 왓챠플레이 메인 화면]

왓챠를 대충 둘러보고,, 왓차플레이로 이동해서 보니 왓챠플레이의 로긴 화면은 그냥 화면 롤링 시스템인가 아니면 다이내믹 로긴 페이지를 제공하는가 모르겠다.


일단 미디어 콘텐츠 / 동영상 콘텐츠의 화면 장악력과 흡입력은 세다. 일반 회사 홈페이지 보다가 이런 홈페이지 보면 얼마나 후킹 한지... 콘텐츠 회사들의 홈페이지나 앱의 경우 그냥 보기만 해도 화면 자체가 화려해서 보는 재미가 있다.

음...? 근데 압도하는 콘텐츠의 멋짐을 보고 난 이후, 내가 뭘 해야 할지 잠시 머뭇거리게 된다. 상단 메뉴를 보니, 내가 rating 했던 왓 차가 왓챠 플레이로 흡수돼서 데이터를 분석, 왓챠 플레이에서 볼만한 취저 콘텐츠를 추천해 주는 듯하다.. 그런데 정말 그런지 잘 모르겠다. 빠르게 화면과 메뉴를 스캐닝하니 케이블 티브이 화면하고 참 비슷하게 생겼다는 것을 깨달았다. 음. 갑자기 넷플릭스 가입해서 비교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얘네도 이러나?



[왓챠플레이 첫 로긴화면]



머 나는 1~2년 사이에 넷플릭스에 대한 무언의 거부(subscription 모델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있음) 때문에 무료 1달 사용조차 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올해 초부터 유튜브 산업 생태계의 추세를 보고 싶어서 유튜브 오리지널에다가 최고최대 관심을 두고 있는 중이다.


급성장하던 틱톡 사용자가 유튜브로 원복 했고 아프리카 티비와 스푼 라디오의 채널 개설자들이 어디로 갈지 헷갈려 하는 움직임이 있다.

유튜브가 뭐길래 이런단 말인가. 지켜보고 싶다.


유튜브 산업 안의 그들의 생태계는 순기능과 역기능을 어떻게 거쳐 발전해 가는지.. 노출 알고리즘은 뭔지.. 궁금해서 넷플릭스두 아니고 왓챠플레이도 아니고 HBO도 아닌 유튜브만 파보는 중이었다.


스타트업 생태계 안에서 오랜 시간(?) 지내 본 경험으로 산업 생태계는 한 번 형성되면 쉽게 무너지지 않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형성된 산업이 플랫폼의 생태계를 받쳐 주기 때문에 거기에서 크고작은 서비스들이 살아갈 수 있는 것. 마치 자연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런 거대 플랫폼에 기생하는 혹은 그 위에 떠 있는 사업들을 관찰하는 습관은 구글에 있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시작했던 듯하다. 검색 알고리즘과 검색 페이지에서의 노출 알고리즘을 보면서 그걸 기반으로 많은 광고 회사와 마케팅 회사가 SEM과 SEO라는 서비스와 설루션을 만들고 팔고. 어그리게이션과 직접 툴을 위한 툴, 이런 것들을 솔루션화 하고 데이터로 재가공해서 제공하는 회사가 되고 등등.



왓챠 플레이도 간단하게 스캐닝을 하긴 했는데, 특별한 제품의 마케팅 요소가 보이지 않는다. 사명도 프로그램스에서 왓챠로 바꾼 것을 보면 뭔가 큰 도전을 하려는 거 같은데 아직 제품이 순진한 거 같다.



아, 사명과 서비스명에 대해서 아련한 추억 하나.

토스에서 있을 때 몇 번 이야기했던 것 중 하나가 서비스명과 사명을 통일하자는 나의 주장이 있었더랬다.

지금까지도 토스는 서비스명이고, 회사명은 비바리퍼블리카이다. 스타트업 초기일 때 (아무도 모를 때) 이름을 통합시키는 것이 좋겠다고 여러 번 주장했지만 내가 지은 이름이 아니라서 그런지 지금까지도 저렇다.

하기사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거가 창업자에게 큰 매력(?)이긴 하다. 그러나 효율을 놓고 본다면 스타트업처럼 작은 회사에서 미디어 노출을 할 때에 창업주나 대표들은 자신의 브랜드 지지 기반이 없다고들 생각을 못하는 것 같다.

이원화 된 브랜드 상태에서는 노출 접점에서 혼란을 주기도 하고 (특히 주요 홍보 채널) 리소스 낭비도 되기 때문이다.

삼성 전자의 제품이 갤럭시인 것처럼 모회사의 탄탄함 기반으로 제품 브랜드를 그 위에 올리면 좋지만 사명에 기반한 독립 브랜드란 꽤나 진지한 시간과 인내하는 신뢰가 필요한 영역이기도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회사의 간부들이나 임원들이 간과하는 것이 제품 잘 만들어 놓고 광고만 한다고 되는 거 아니라는 것이다. 좋은 제품은 한 번에 완성되지 않는다. 높은 분들에게 마케팅, 광고, 홍보, PR 등의 모든 개념이 대부분 혼재되어 있다. 노출만 하고자 돈 들여서 하는 차원이라면 마케팅팀이 아닌 광고 팀을 꾸리는 게 맞다. 마케팅팀은 매출에 직접 개입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


여하튼 회사의 다양한 부서와 맞물려서 제품의 프라이싱 패키지와 세일즈 패키지 등을 알아내려면 제품팀과 개발팀하고 이야기를 많이 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정의가 잘 되어야 광고로 혹은 콘텐츠로 제작이 되고 노출을 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은 여기까지 대강의 스캐닝을 하고

다음에 넷플릭스를 가입해서 프로덕트 속에 마케팅 요소가 어디에 박혀 있는지 보기로. 만약, 넷플릭스가 잘하고 있다면 순진한 왓챠플레이, 여우같은 넷플릭스.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을 듯 하다.



(아 근데, 브랜딩부터 마케팅 텍스트까지... 처참한 듯. 명함 디자인부터 뭔가 다시 만져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아, CPT 캐리 프로토콜이라는 것은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해서 이야기해 봤더니 다른 회사 이야기였다.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