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공유경제와 긱 이코노미

노동 시장의 현재와 미래, 내 일자리는 어디로 갈까.

by 십일월

8년 전 HR 분야의 스타트업을 할 때 노동의 미래 혹은 일의 미래에 대해 스터디하면서 ‘긱 이코노미(gig economy)’를 접하게 되었다.


대부분 IT 스타트업 생태계에 있다 보면 기술이나 서비스 트렌드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지만 나의 경우 아무래도 기술 분야 전공자가 아니라서 그런지 사회와 정치 경제와 문화의 변화를 읽는 게 편하다.


특히 정치와 경제 혹은 사회와 문화의 흐름에 사람들이 반응하는 것을 보며 IT 기술이 어떻게 쓰일지 반 걸음 앞서 살펴보는 건 의미가 있다. 다른 미래 사용자의 반응을 유추하기에 좋은 사고방법이기도 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 줄 수 있는 힌트가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오랜 시간을 마케팅을 해 온 사람에게 유용한 스킬인 것은 분명하다.







‘긱(Gig·임시로 하는 일)’이라는 단어에 ‘이코노미(economy·경제)’를 결합한 이 단어는 스마트폰의 도입과 소셜미디어의 확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디지털의 즉시성은 긱 이코노미를 확장시키는 중요 요인이다. 그리고 즉시성을 극대화하려면 기술과 그에 맞는 플랫폼과 서비스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우리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온라인 혹은 모바일을 통해 그때그때 필요한 일자리를 찾는다. 나와 가까운 곳 혹은 내가 관심이 있는 분야 등으로 말이다. 그리고 기업에서는 사람을 찾는데 훨씬 적은 노력으로 원하는 노동력을 찾을 수 있다.


사람들은 쉽게 일자리를 찾을 수 있고 지원할 수 있고 간편하게 계약할 수 있고 지급할 수 있다. 기업도 원하면 훨씬 정교하게 필터링을 할 수 있다. 특히 작은 기업 혹은 작은 회사 스타트업이 사람을 찾는 것은 불과 10-20년 전에 비하면 너무나 쉬워졌다.


개인 혹은 기업 양쪽에서의 복잡했던 절차는 스마트폰 그리고 통신망의 발달, 그리고 이런 하드웨어와 인프라의 발달에 맞춰 모바일 플랫폼과 생태계는 급속도로 커져왔다. 파트타임, 알바, 프리랜서, 1인 기업 등은 이제 긱 이코노미로 통합되어 성장하고 있다. 리테일에서만 롱테일이 있는 게 아니라 인력 시장에서도 롱테일은 긱 이코노미를 통해 진화하고 있다.


이미 긱 이코노미는 산업화되고 있다. 기술과 플랫폼은 긱 이코노미에 맞게 최적화되고 있으며 사람들은 시간당 노동력을 계산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노동의 범주를 분류하는 것을 익숙하게 여긴다.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집이라는 공간과 운송 수단인 차를 활용해서 부수적인 수익을 창출하려는 것에 익숙하다. 스킬을 가진 낮은 연령대일수록 이런 환경을 더 익숙하게 받아들인다.


긱 이코노미는 기존의 단순 재화와의 거래와는 다르게 인력시장이 가지는 특수성을 반영할수록 긱 이코노미는 고도화될 것이다. 이는 플랫폼에 적용되어야 하는 기술이 법률과 회계 등을 다뤄야 한다는 의미이며, 존재하는 사회적 법적 장치들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서 기술에 적용된다면 긱 이코노미 시장은 폭발할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공유경제 산업은 모든 것이 긱 이코노미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2010년 옴니콤 미디어그룹이라는 미국 회사를 다닐 기회가 있었다. 세계 1위의 거대한 광고 마케팅 회사였다. 당시 내가 소속된 회사는 싱가포르를 헤드쿼터로 두었기 때문에 나는 자연스럽게 동남아 시장의 중심지였던 싱가포르에서 긱 이코노미의 도래를 미리 짐작할 수 있었다.


다른 산업과 달리 광고와 마케팅 회사는 프리랜서들과 일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그 당시에 협업하는 분야와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보게 되었다. 동남아 중심부이면서 경제와 각종 산업에서 선진국이었던 싱가포르에는 주변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유입되었고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 일자리도 일반적이었다. 많은 비중의 비정규직 일자리의 수준이 높지는 않았지만 계약직으로 일하는 중에는 양질의 프로젝트를 복수로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싱가포르의 지리적 특성과 언어(영어)는 긱 이코노미의 빠른 성장과 확산을 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었다.



2011년 한국에 와서 일자리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음을 느끼고 경제 활동 방식의 변화도 조금씩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한국도 정규직보다 건당으로 일하는 프리랜서라 불렸던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었다. 3~4년 정도가 더 지나면서 프리랜서와 비정규직 일자리의 수준이 높아지는 것을 느꼈고 그 후로 2~3년 후 그리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기업에서도 이를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과거만큼 거부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


지금은 첫 번째 일자리 외에 부수적인 두 번째 일자리 혹은 세 번째 일자리.. 사람들의 일자리 수는 회사의 수보다 증가율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긱 이코노미는 공유경제를 통해 더욱 빠르게 확산되어 가기 때문이다. 이들은 긱 이코노미 플랫폼 혹은 공유경제 플랫폼이라고 불린다.








미래 사회에서 회사라는 것의 의미는 어떻게 될까? 회사에서 직원들에 대한 구속력은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사업을 하던 기업을 하던 창업을 하던 충분히 고민할 수 있는 부분이다. 회사의 입장에서 정규직에 대한 비용 부담은 증가하는 추세이다. 긱 이코노미는 어쩌면 기업에 효율적인 인력 풀이 될 수 있다. 최소한의 정규직 인력만 채용함으로서 고정비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기업에서는 핵심 인력을 제외하고 각 업무 분야에 맞는 긱 이코노미를 운영하고 관리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인력시장이 유연해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기업의 중심 부분이 분산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완전 분산화는 아니지만 많은 부분들이 분산화가 가능하고 이를 기업의 효율로 활용할 수 있는 기업 운영력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분산화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이 가능한 인공지능이 도입이 될 것이다. 근미래까지는 아니겠지만 10년 후에는 어느 정도 실현이 되어 있디 않을까 생각된다.


나의 일자리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10년 전에는 나의 10년 후를 그리면서 살 수 있었는데, 지금의 나는 나의 10년 후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해본 적이 있다. 유연한 뇌를 가지는 것과 새로움에 가능한 열린 마음과 자세를 가지며 새로움을 추구하는 이들과 어울리는 것을 중요시 여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엉뚱한 것 같지만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미래에는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