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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일월 Feb 12. 2020

종이와 글자가 말해주는 것

누가 나를 보호해주는가

지난 7년간 도장 찍었던 계약서들을 정리해보니 서류 사이즈의 종이봉투로 3-4개 정도 된다. 그동안 이런 일-저런 일이 있었고. 잊었던 부분도 다시 보니 기억이 난다.


이렇게 지나고 보니 그때는 맞았지만 지금은 틀리거나. 그때는 틀렸는데 지금은 맞거나. 혹은 아무것도 아니게 되었거나. 그저 건조한 내용의 글자들이 적힌 문서를 보면서 나와 상대방의 관계에 대해 알 수 있다는 것에 기분이 새삼스럽다.


계약서는 재미없는 서류 뭉치라 여기며 멀리 하다 보니 한 없이 형식적으로만 대하고 문서 읽기에 애정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그 안에 많은 걸 담을 수 있기도 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참으로 남들보다 둔하게 그리 오래도 걸렸다.

종이 뭉텅이는 내게 판도라의 상자였는지 현자 타임도 선물로 주었다. 어디에서 읽은 문구가 떠오른다.




법은 권리 위에 잠자는 사람을 보호하지 않는다



모든 구속은 법에 의해 동작한다. 그러나 법이 보호해 줄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바보같은 일들을 겪으면서(호구라 부르던데) 깨닫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래도 법이라는 것은 주관적인 시각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때문에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되 주관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과거에도.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에도 찾아야 하는 답은 있겠지만 답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그것은 나의 내면에서 내가 찾고 싶은 답이 없다는 뜻이다. 그럴 땐 그저 시간을 물에 담갔다 꺼내야 한다. 물에 불은 시간은 선택하게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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