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를 어루만져 주는 날
눈이 먼 채로 계속 걸어가 보지만 앞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었다. 무엇이 내 앞에 있는지 그리고 내가 무엇을 지나왔는지 모를 때가 있다.
힘들어 앉아 쉬어갈 때 그저 힘내라고 하기보다 나에게 나는 가시 많은 장미라고 생각하며 곧 꽃이 필 거라는 생각으로 나를 어루만져 주어야겠다.
‘장미와 가시'
-김승희
눈 먼 손으로
나는 삶을 만져 보았네
그건 가시 투성이었어
가시 투성이 삶의 온 몸을 만지며
나는 미소지었지
이토록 가시가 많으니
곧 장미꽃이 피겠구나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