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리트리버의 어마 무시한 털 빠짐
산책 후에 빗질을 해 주면 좋다고 해서 이튿날부터 신나게 빗질을 시도했었다. 이게 뭐냐며 고개를 돌리기에 피해 가며 열심히 빗질을 하려던 찰나 물렸다. 피가 날 정도는 아니었지만 나는 빗질을 다시 하기가 무서웠다.
매일 거실과 방의 모든 모서리와 틈에는 솜이의 털들이 굴러 다니고 하루라도 걸레질을 하지 않으면 솜뭉치처럼 뭉쳐서 솜이 꼬리 바람에 따라 집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매일 아침과 저녁으로 건식 빗자루로 털을 치워도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전날만큼의 털이 쌓여 있는 마술을 보았다.
한숨반 웃음반으로 며칠을 보내며 밤마다 보는 반려 동물 학습 영상 중, 반려 동물 미용실을 운영하는 분들의 채널을 찾아 봤다. 그 분들이 목욕과 드라이 및 빗질 등을 올려놓은 영상들 중 빗질 요령만 골라서 반복해서 보았다.
나날이 늘어가는 학구열.
이 정도면 훈련사 혹은 애견 미용인이 될 것 같다. 부모가 되면 애들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고 그 외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 말에 나도 공감을 하는 중이다. 매일 반려 동물에 관한 정보를 매일 찾아보고 또 찾아보고 있으니 말이다. (내가 너무나 이뻐라 하는 조카 쌍둥이들도 있는데!!!)
오늘은 비가 온다.
어제 회사 업무가 너무 힘들어서 주말 아침인 오늘 조금 늦게 일어났다. 어제저녁에 이어 아침에도 꽤 비가 오지만 솜이를 위해 산책을 나가려고 집을 나서자마자 솜이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한강(쉬야)을 만들어 주었다.
이틀 전.
솜이가 엘리베이터 앞에서 한강을 크게 만들었을 때 무척 당황했었다. 출근 시간 때문에 바로 치우지 못해서 퇴근하고 저녁에 걸레 3개를 들고나가 닦고 탈취제 처리를 했는데도 치웠었는데 이틀이 지나도 쉬야 자국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하필 한강 자리가 엘리베이터 앞이라 앞집과 옆집이 불편했을 것이리라. 앞집과 옆 집에 양갱 선물 세트를 드렸다. 대형견이라 힘들겠다며 위로를 받으며 1층 아파트 청소 도구함 사용하면 편하다고 친절하게 알려 주셨다.
한강물 처리
비 오는 주말 아침 나는 솜이를 다시 집에 두고, 1층 청소함에 가서 대걸레 두 개를 가져와서 열심히 닦았다. 집의 걸레와는 차원이 다르게 청소가 잘 되었다. 통로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집으로 돌아왔다. 산책 대신 오늘 빗질을 해보자며 마음을 먹었다.
빗질 재개
15일 차가 된 오늘 비도 오고 그래서 마음먹고 솜이 빗질을 재개했다. 아침부터 두려움 반 기대 반 빗을 들고 솜이 옆에 앉았다. 먼저 빗을 코에 대 주고 냄새를 맡게 한 다음에 빗솔이 없는 뒷면으로 솜이를 전체적으로 쓰담쓰담해주었다. 이건 아프지 않고 솜이를 해치지 않아라고 말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솜이가 조금씩 다른 장난감을 입에 물고 놀기 시작하자 조금씩 빗질을 시작했다. 머리 윗부분의 딱지와 눈과 귀 근처의 딱지 주변을 살살 긁어주듯이 빗질을 해 주니 시원해하는 것 같다. 이어서 자주 긁는 앞다리 뒷부분도 긁어 주듯 빗질을 해 주니 아무런 저항이 없다. 그렇게 전체적으로 털의 반대방향으로 긁어 주고 다시 털의 결 방향을 따라 긁어 주고를 반복하다 보니 털이 수북수북하게 나왔다.
주말 솜이와의 시간
아침 시간은 솜이가 만든 한강을 치우는 것과 빗질을 하다 보니 오전 시간을 다 보냈다. 빗질을 통해 빠진 솜이 털을 보니 나중에 장난감을 만들어 줄 때 부속물로 사용해도 좋겠다. 오전의 노동을 마피고 어제의 피곤함을 풀기 위해 점심 먹고 나는 잠의 세계로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