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대형 유기견 배변훈련

배변 훈련 시행착오의 나날들

by 십일월

초보 견주, 초보 입양자


3살이 된 솜이를 입양하고 제일 힘든 것 중 하나가 배변 훈련이었다. 어릴 때 배변 훈련이 되지 않은 상태로 나이를 먹고 입양된 솜이는 집 밖에서의 배변을 선호하는 것 같다. 퇴근을 하면 집에 돌아오면 흰 배변패드가 아닌 여러 곳에 한강같은 쉬야들이 만들어진 것을 발견한다. 저녁에 늦게 들어가는 날이면 배변 장소가 아닌 곳에 널려있는 응가 덩어리들을 발견한다.


처음에는 웃으며 청소하고 여기저기 배변 패드도 더 많이 깔아주고 내심 거기에 배변을 하길 바랬다. 며칠이 지나 퇴근했을 때에도 참변이 반복되자 웃음은 사라지고 퇴근하고 꼬리를 흔드는 솜이를 외면한다. 세상의 나쁜 개는 없다 같은 방송에서 보던 견주들이 이해가고.. 어릴 때 부모님의 피곤한 얼굴은 왜 또 이해가 가는지..


퇴근하고 피곤한 상태로 한강 청소를 마치고 나면 솜이와 놀아주기보다 쉬고 싶어진다. 솜이 얼굴을 보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퇴근하고 솜이를 두고 나는 방으로 쏘옥 들어가기를 이틀째에 미안한 마음이 들고서는 배변 훈련에 엄청난 시간을 할애하기 시작했다.


4가지 정도의 화장실 유형으로 훈련을 시켜보았는데 아래의 글은 그 과정이고 시행착오이다.


성인 남자의 응가보다 많을 것으로 생각되는 솜이는 하루 두번씩 만들어진다.




배변 훈련 - 화장실 직접 사용


처음에 솜이가 화장실 자체를 들어가지 않았다. 영상을 찾아보니, 어두운 화장실은 반려견이 잘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불을 켜 줘야 한다고 나오길래, 매일 불을 켜 둔다. 그래도 화장실에 잘 들어가지 않길래 원인을 생각해 보니, 변기의 비데 장치 때문이었다. 사람이 앉았다 일어나면 자동으로 물이 내려가는데, 그 소리에 솜이가 두어 번 놀라고 나서 화장실을 무서워하고 있었다. 그래서 비데 물 내림을 수동으로 바꿔 놓고 솜이가 놀라지 않도록 했다. 바닥 전체에 배변 패드를 깔아 두고 간식을 계속 공급을 해 주어서 화장실 출입을 그나마 편하게 하게끔 훈련을 하는 데 성공했지만, 화장실 자체의 소리 울림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큰 소리를 무서워하는 솜이가 화장실 직접 이용을 훈련하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래도 언젠가 화장실을 직접 이용할 날이 오기를 바라면 지금도 종일 불을 켜 둔다.




배변 훈련 - 1회용 배변 패드


배변 패드를 넓게 그리고 여러 군데에 깔아 두고 강아지가 쉬야와 응가를 주로 하는 곳에만 배변 패드를 남기는 방식이었다. 배변 패드 훈련 영상 여러 종류를 보면서 솜이에게도 시험해 봤다. 영상에는 전문가들이 훈련을 시켜서 그런지 쉬워 보였지만 현실에서 내가 퇴근을 하고 돌아오면 대형 배변 패드는 대부분 찢어져 있었다. 그뿐이랴, 쉬야에 젖은 솜이 발이 집안 구석구석 다닌 흔적을 발자국으로 보게 되는 날이 많아졌다. 찢어진 배변 패드 치우랴 쉬야를 치우랴 일만 오히려 복잡해졌다. 그러기를 며칠을 보내고 아파트 복도에도 한강 만들기를 두 차례 하는 솜이를 보면서 나의 고민은 깊어져 갔다.


방과 거실, 화장실, 베란다에 둔 배변 패드는 한 번도 제 용도로 사용된 적이 없다.



배변 훈련 - 배변판


배변 패드가 소용이 없어지는 것 같아서 배변판 훈련 영상을 몇 개 찾아본 후에 대형 배변판을 구매했다. 강아지는 발바닥이 자극되면 요의를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산책을 나가 흙을 밟거나 요철이 있는 곳에 가면 쉬야나 응가를 한다는 것이다. 배변판이라는 게 판의 요철을 통해 강아지 발바닥을 자극해서 요의를 유도하는 원리였다. 그래서 배변판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고 솜이 사이즈에 맞게 대형 배변판을 주문해 봤다.


막상 주문을 하고 설치를 해 보니 대형 배변판임에도 불구하고 솜이가 올라가기에는 작게 느껴졌다. 또한 유기견이었어서 그런지 문턱이나 강아지 침대 같은 방바닥과 높이가 조금이라도 다른 곳으로 올라가는 것 자체를 익숙하게 여기지 않는다. (점프도 하지 않음) 계단도 오르는 것을 처음에 어색해했기 때문에 배변판으로 올라가는 훈련을 하기에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생각이 들었다.






배변 훈련 - 캠핑매트


솜이 방바닥이 미끄러워 깔아 준 대형 캠핑 매트도 물어 뜯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캠핑 매트에 쉬야도 했는데 물어뜯은 구멍 사이로 쉬야가 새는 바람에 그 아래 마루 바닥이 불어 터지고 냄새가 스며들기는 마찬가지였다. 매트를 들어 바닥을 걸레로 닦고 탈취제 처리를 한 다음 걸레로 닦은 매트는 베란다로 따로 들고 가서 앞뒤로 샤워기로 씻고 널어 두었다가 닦아서 다시 깔아 주곤 했다. 매트 위에 쉬야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인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캠핑 매트 위에 배변 패드와 대형 수건을 깔아서 쉬야를 잘하는지 보기로 했다. 배변 패드는 여전히 사용하지 않았고, 수건과 매트 사이 어딘가에 쉬야를 했다. 스스로 진정하는 최면을 걸기를 몇 번을 하고 매트 위 바닥 청소를 또 하면서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다. 캠핑 매트 위에 배변 패드와 수건 모두 제대로 사용되지 않았다면 매트 위에 무엇인가를 덧대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캠핑 매트를 좋아하는 솜



문득,


솜이가 캠핑 매트의 요철-엠보싱에 직접 발을 댔을 때만 요의를 느끼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들자 캠핑 매트와 배변 패드로 훈련 방법을 섞어서 새롭게 실험을 해 보기로 했다. 캠핑 매트 자체를 배변판으로 사용해보기로 했다. 대형 캠핑 매트 밑에 배변 패드를 여러 개를 연결하여 깔았다.


솜이가 캠핑 매트 안에서라면 어디든지 쉬야를 해도 마루로 된 바닥으로 새지 않게 말이다. 그러고 나서 캠핑 매트의 사이즈를 줄여보기로 했다. 마치 배변 패드를 여러 군데 넓게 깔아 둔 뒤에 조금씩 반경을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훈련하는 것처럼 말이다. 차례로 캠핑 매트를 잘라내면서 배변 위치를 맞춰 보기로 했다.



캠핑 매트의 사이즈 줄이기



다시 기다림


대형 캠핑 매트의 원래 사이즈 그대로 펼쳐 놓고 배변하기를 기다렸다. 솜이가 캠핑 매트 위에 쉬야한 것을 확인하고서 매트 아래 깔린 배변 패드의 일부만 새것으로 교체하고 일부 바닥만 닦았다. 훨씬 쉬워졌다.


매트 사이즈를 조금 줄였다. 다음 날 캠핑 매트 밖 다른 곳에서 쉬야를 하지 않고 오히려 조금 작아진 매트 위에서 쉬야를 한 것을 발견하고는 기뻤다. 다시 캠핑 매트 아래의 쉬야가 묻은 배변 패드 일부만 갈아 주었다. 그리고 다시! 캠핑 매트의 일부를 잘라내었다.


참고로 이 배변 실험만 집중적으로 하기 위해 방에 펜스를 설치했다. 거실과 방, 복도 등 모든 공간을 사용하다 보면 솜이가 쉬야하는 공간에 대한 인지가 분산이 될 것 같아서 거실 사용을 잠시 금지했다.




매트와 배변패드 처리 방법



배변패드 대신 캠핑매트


계속 성공이다. 기쁜 마음에 배변패드 한 장씩만을 갈아 주고 캠핑 매트만 걸레로 닦아주기를 반복하고 있다. 며칠 안 되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성공적으로 훈련이 되고 있다.

솜이야 한강은 이제 여기서만 만드는 거다~








대형견 배변 훈련


대형견을 키우는 분들이 있다면 위의 방법을 사용해 보면 도움이 될 거 같아서, 자세히 사진을 같이 올려 본다. 캠핑 매트를 사용하다 보니 내구성이 약해서 튼튼한 대형 실리콘 매트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참에 제작을 해 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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