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과의 전쟁 간식과의 사투
짖지 않는다.
아무 소리 없이 꼬리만 살랑거리던 녀석. 밥만 먹고 잠만 자고 산책만 하던 녀석이 요즈음은 틈만 나면 낑낑대고 꼬리를 세차게 흔들어서 문에 부딪혀 탁탁 소리를 낸다. 내가 그 소리를 듣고 자기한테 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솜이가 다양한 소리를 낸다. 새로운 소리를 내면 내가 자기한테 오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떼를 쓰는 소리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앉는다
입양한 지 이틀 되는 주말에 반려견 훈련의 환상이 있었다. 그러나 역시 현실은 현실이다. ‘앉아’의 훈련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솜이는 자신이 앉으면 주인이 간식을 주는 것으로 인지를 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내가 간식을 꺼내러 갈 듯 하면 스리슬쩍 내 옆에 혹은 내 앞에 잘 앉는다. 솜이는 내가 간식을 줄 것을 알고 있다.
솜이에게 생긴 '간식' 인지 오류의 교정을 위해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간식을 알아간다
간식의 세계에 빠져들면서 솜이는 더욱 격렬하게 꼬리를 흔든다. 주인을 기다리는 것인지 간식을 들고 있는 나를 기다리는 것인지 헷갈린다. 비닐 포장지를 뜯기만 해도 저 멀리서 소리를 기가 막히게 듣고 낑낑대고 달려온다. 그뿐인가 똥 봉투와 쓰레기봉투 소리도 좋아한다. 부스럭거리는 비닐이 뭐라고.
솜이는 물소가죽 개껌을 매우 좋아한다. 일주일에 대형 개껌 두 개는 기본으로 바위처럼 이 딱딱한 것을 그리도 잘 씹어서 없앤다. 연어, 참치, 닭고기, 오리고기 등 건식과 습식 간식 모두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데 그때 솜이 눈빛이 심상치 않다. 소름이 돋기도 하고.
(사료도 무척 잘 먹는다. 먹성 하나는 기가 막힌 듯)
외로움을 알아간다
방치되어 있을 때는 사랑받는 것을 몰랐을 것이리라. 입양을 하고 나름 사랑을 받고 있다 보니 솜이에게 주어지는 혼자의 시간에서 느끼는 외로움은 얼마나 클까. 상대적 경험 때문에 외로움을 더 크게 느끼지는 않을지 걱정이 된다. 내가 솜이에게 적응해 가듯 너도 나에게 적응해 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