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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일월 May 23. 2020

부부의 세계

종편 드라마 후기 3

다양한 부부의 군상들


결혼을 하게 되면 부부라는 공통의 호칭이 생긴다. 부부란 남편과 아내를 아울러 이르는 표현인데 이것 역시 결혼을 하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호칭이다. 다양한 사람들만큼이나 다양한 부부가 존재한다. 이상적인 부부의 모습을 드라마와 다양한 영상을 통해 보여주는데 실제 할 수 없는 모습만을 그리기 때문에 더욱 갈망하게 만든다.



어려운 관계


부부 당사자가 아니면 부부의 관계를 이해하기란 어려운 것 같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부부의 사랑과 감정이 다르다는 것 그리고 사랑이 변해가는 과정을 통해 감정과 정신적인 타격이 만들어 내는 결과들을 적나라하게 본 느낌이다. 부부의 관계는 단순한 남녀 간의 이성 관계보다 복잡성을 띤다. 부부의 관계가 이성적으로 해석이 어려운 이유는 남녀 혹은 사랑의 개념과는 전혀 다른 두 가족 간의 관계의 결합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두 가족(그룹)을 대표하는 관계인 결혼, 어쩌면 결혼은 인간만이 가지는 독특한 사회 문화의 부산물 인지도 모른다.




사랑이 전부는 아니다


지선우와 이태오는 사랑으로 이어진 관계이면서 대중이 생각하는 완벽한 부부의 모습을 보여준다. 어쩌면 지선우 이태오 커플조차도 그렇게 살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는 정체모를 의무감에 싸여 있었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서 일탈이 전쟁으로 변했던 것이 아닐까.


둘의 지긋지긋한 부부 싸움 과정에서 사랑, 회피(도피), 분노, 후회, 번민, 집착 등 두 부부에게 일어나는 다양한 정신적 타격의 결과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게 된다. 종이에 먹물이 스며드는 것처럼 부부의 하나뿐인 아들인 준영이가 그렇게 스러져가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다. 시청자들도 눈치 채지 못했고 마지막 회에 가서야 부부의 자식이 희생되어 가는 과정을 깨닫게 된다.


결혼은 사랑이 전부일 수가 없다. 결혼을 했다면 그 이후에 만들어진 자신의 가족, 그 가족 주변의 가족들과의 관계 사이에서 자신의 정체, 자신이 만들어낸 가족의 정체성을 찾아내는 게 필요하다. 이 부분에서 이성적인 노력이 필요한데 사랑이라는 것이 그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생각이 관계에 있어서 위기를 만든다.




무늬만 결혼


드라마틱한 인상은 지선우(김희애 분) 부부의 몫이었다면 회의적인 현실 부부의 모습은 고예림-손제혁 부부가 맡은 것 같다. 유난희 고-손 부부가 눈에 들어온 이유는 결혼의 모습을 보여주기만 해도 부부가 성립될 것이라는 가정에서 시작한 부부의 결말을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결혼은 해야겠는데, 실패는 없으면서도 행복은 해야겠다 보니 어쩌면 이런 형태의 결혼을 생각해보는 이들에게 그럴듯한 현실을 보여준다.


생각하지 못했지만, 결혼 역시도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 중의 하나인 것 같다. 결혼 이후에도 결혼 이전의 자신의 정체성을 그대로 가져가려고 했을 때 문제가 발생하는데 고-손 부부가 그 대표적인 모습이다. 이론상으로는 가능한 부부의 관계고 유지될 것 같은 부부의 모습인데 전혀 그렇지 않다. 드라마에서 고예림 역할로 들어가 보면 사람은 감정과 이성의 동물이기 때문에 부딪히는 한계를 볼 수 있다. 부부로써 약속된 사람에게는 약속한 것을 기대하게 되기 마련이고 없던 감정도 매일 보는 사람이 되면 좋든 싫든 감정이 생길 수 있다는 변수가 존재한다.




이상적인 결혼은 없다


이상적인 세계를 꿈꾸지만 현실은 현실일 뿐이다. 처음부터 이상적인 부부의 모습과 아름다운 부부의 세계는 없다. 만들어가는 부부의 관계와 부부의 세계의 결말은 예상하지 못한 결말이더라도 받아들일 자세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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