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십일월 Jan 22. 2021

무엇을 위해 일을 하나요

내게 묻는다면..

일이 좋아서 일을 하던 때가 있었고 나를 위해서 일을 하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회사를 위해서 일을 할 때도 있었고 누군가를 위해서 일을 할 때도 있었다.


사회생활 초기에는 나를 뽑아준 회사가 고마워서 회사를 위해서 열심히 일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사수 뒤를 열심히 쫓아가다보니 사수를 위해서 일을 하기도 했다. 팀워크를 느낄 때는 동료를 위해 일을 해보기도 했다. 성장에 대한 욕구인지 욕심인지 언젠가부터는 주도적인 역할을 찾았다. 그 이후로는 나와 내 커리어를 위해 일했다.


과거에 먼저 창업했던 회사에서는 나를 위해 일하는 것과 직원들을 위해 일하는 것 사이에서 갈등이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과 회사가 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지인이 창업했던 회사에 와서 뜻하지 않게 이어 받은 회사였기 때문에 그랬는지도 모른다.

그와 더불어 동시에 천국 같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초린이였었고.


결국 회사는 회사의 목적을 이뤄야 하는 것이 더 우선임을 꽤 나중에 깨달았다. 절반의 실패와 절반의 성공이었던 회사를 팔고서 스타트업들을 경험하고 다시 창업한 지금의 회사를 운영하면서.


회사를 만들었으면 직원들을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가 아닌 회사를 위해서 일을 해야 한다. 의사 결정도 상황에 대한 판단 기준도 모두 회사가 되어야 한다. 회사의 존재 자체가 사람들이 이 회사에 모여서 일하는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회사와 나를 동일시할 수는 있지만, 나와 회사는 철저히 따로인 존재이다.


일과 직원들과 나 자신을 위해 일했던 나. 지금은 회사를 위해 일을 하고 가족을 위해서 일을 한다. 그리고 회사는 현재 나의 회사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를 포함하게 되기까지 성장했다. 다른 회사의 성장을 고민하는 일이 늘어나면서 나에 대해 객관화를 할 수 있고 내 회사를 돌아보고 또, 다시 다른 회사에 조언할 수 있다.


앞으로 무엇을 위해 일을 하냐고 묻는다면 어쩌면 세상을 위한 일이 되지 않을까. 세상이 더 나은 곳이 되도록 할 수 있는 일, 어쩌면 그 때문에 국제금융 중심지 사업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제껏 무의식에 이끌려 본능적인 선택을 해 왔다. 길을 잃었을 때 선택의 결과는 참담하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실패들 때문에 스스로가 단단해졌다. 실패는 미래를 위한 좋은 경험이다. 다만 실패를 견딜 수 있는 마음과 멘탈, 마인드를 잃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 한다.


여지껏 무의식이 이끄는 대로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다. 나에게 무의식은 가장 강하고 깊은 삶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세월 쌓는 엄마의 투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