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 23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삶을 걸어보니
삶의 문이 내 걸음만큼이나 닫혔더라
뒤돌아 돌아갈 수도 없게
작은 계절을 살아가는 이에게 해 없는 날은 어둡지
해 없는 날에 그림자 없이 걸어보면
어디인지 알기 어려워
걸음만큼의 시간에서 남은 거리를 알기 위해
무언가의 표시가 필요하다 느끼지만
그림자는 시간이 평등하다 말해주는 존재일 뿐인데,
어둠이 있어 어쩐지 조금은 살만할지도 모르겠다
알 수 없다
다만 따뜻함의 온도를 알아 버린 사람은
매서운 추위도 알게 되더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