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스린이 시절 나는 이상적인 어떤 것을 해야 하는 줄 알았다. 그때는 배가 많이 고팠다. 그 이유는 보기에는 좋은 이상적인 것이 팔리는 류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한참 배를 고프고서야 이상과 혁신은 다르다는 것을 알았고 자원봉사와 소셜임팩트가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두 번째 스린이 시절에는 이상을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버틸 돈을 마련하고 제품이 다듬어지고 제품을 팔아보고, 그렇게 시행착오를 거치면서도 무엇이든지 간에 숫자를 만들어야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 번째 스린이 시절에는 같이 일할 사람이 누구인지, 핵심인재란 그저 스펙이 좋은 사람이 아닌 것을 알게 되었다. 작은 회사라서 더더욱 구성원 하나하나가 허투른 부분이 없도록 회사를 메꿔줘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하면 안 되는 것을 알았다.
네 번째 스린가 된 요즈음 신기하게도 다시 이상적인 것을 바란다. 퍼즐 조각을 찾아 그렸던 이상적인 그림이 되도록 맞춰보는 것이다. 시간을 들어서 천천히. 긴 시간을 두고 계획을 세우니 시간 앞에 장사 없다. 조금 못해도 실수해도 괜찮다. 다만 이상을 현실화하면서 방향을 붙잡고 꾸준히 매진하는 제 시간을 보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귀하다.
지금 당장 팔리지 않아도 좋다. 방망이 깎는 노인까지는 아니지만 퍼즐을 낚으며 시간의 길목에 앉아 있다보면 누군가는 지나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