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가 지녀야 하는 능력
목수는 나무를 다뤄서 가구도 만들고 집도 만들고.. 만질 수 있는 실물의 제품을 만든다. IT 개발자는 프로그래밍을 통해 소프트웨어 제품을 만들고 UX 디자이너는 만들어진 소프트웨어나 raw 한 제품에 핏이 좋은 옷을 입힌다. 제품 구동을 해 보면서 사용자는 제품을 평가할 수 있다.
사용자의 사용과는 일정 거리가 있는 마케터는 자신의 제품이 혹은 자신의 결과물이 남겨지지 않는다고 여긴다. 그러나 마케터에겐 기획서와 보고서라는 문서가 있다. 말장난이라고 폄하되기도 하지만 바탕에는 기획력과 분석력이 존재한다. 훌륭한 기획에는 현상을 꿰뚫는 통찰과 난관을 해결한 경험이 녹아있는데 그것을 알아보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마케터의 기술은 평가절하 된다.
마케터가 아니라도 기획력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기초 능력이자 기술이다. 기획의 시작은 실물 제품을 만들기 전에 사용자의 필요와 환경을 조사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그리고 만들어진 제품을 사용하고 난 이후에 사용성을 분석하고 점검하는 것이 보고서이다. 사용 전후의 과정을 다시 거치면서 더 나은 제품으로 거듭난다.
뛰어난 백엔드 개발자에게 수학이나 물리 등의 기초 학문이 탄탄해야 하는 것처럼 기획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기초 공부가 필요하다. 그리고 타고나는 것보다 키워지는 능력이 팔할이나 되는 기획력은 기초 학문 위에 경험을 쌓는 과정의 반복에서 서서히 만들어진다.
기획력은 외형의 능력이 아니라 개선을 고도화하는 과정에 가깝다. (사회 초년생일 때는 가지기 어려운 능력인 이유) 기획의 총체적인 과정을 반복하면서 자신만의 기획과 유형이 만들어지는데 도자기를 빚으면서 장인이 되는 것과 비슷하다. 기획은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기술이자 능력이다. 이러한 기획력은 자료 수집과 관찰력, 분석력, 융통성 그리고 입체적인 사고, 수준 있는 프로젝트 등 다양한 능력과 환경이 복합적으로 필요하다.
기획력은 마케터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디지털화(기술의 발달)로 인해 마케터들의 기획이 필요 없다는 인식이 점차 퍼졌다. 이 때문에 디지털 과도기에 통합적인 디지털 기획을 경험한 상급자 혹은 실력자의 수가 현저히 적어진 상황이다. 마케팅 도구를 다루는 기술이 마케팅 기획의 본질처럼 되어 버렸다. 상위 기획을 알아볼 사람도 적어졌고 넓은 범위를 포함하는 디지털 기획도 없고 기업에서는 이런 시도를 받아줄 환경도 사라졌다.
사실 스타트업 생태계의 확장 이면에는 마케팅이 역할도 존재한다. 스타트업의 제품과 사업의 제한된 환경에서 만들어진 단편적인 광고 마케팅 방법들이 마케팅 업계에 영향을 미쳤는데 브랜드 기업에서 단편적으로 벤치마킹했다. 때문에 플랫폼을 잘 다루는 마케터가 전문가라는 인식이 퍼졌다. 이런 류의 전문가(?)는 기획력이 약하다.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마케팅 기획과 전략을 관리하기에는 라스크가 존재한다. 기술의 발달이 마케팅을 탑다운으로 관리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그 반대이다. 자잘한 마케팅 끝단은 기술로 대체하고 상위의 기획이 필요하다.
펀더멘탈이 있는 기획이 필요하다. 기획은 설득하기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생존을 넘어 지속 가능한 사용성과 제품 소통에 있어서 좀 더 넓고 깊은 의미에서 기획이 필요하다. 스타트업도 기업도 모두 전략과 실행 안의 복합물을 기획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