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서일기

by 십일월



혹서일기

- 박재삼



잎 하나 까딱 않는

30 몇 도의 날씨 속

그늘에 앉았어도

소나기가 그리운데

막혔던 소식을 뚫듯

매미 울음 한창이다.



계곡에 발 담그고

한가로운 부채질로

성화같은 더위에

달래는 것이 전부다.

예닐곱 적 아이처럼

물장구를 못 치네.



늙기엔 아직도 멀어

청춘이 만리인데

이제 갈 길은

막상 얼마 안 남고

그 바쁜 조바심 속에

절벽만을 두드린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