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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일월 Sep 13. 2021

벗 하나 있었으면

힘들 때에는 부모가 생각날 때도 있고 자식을  때도 있고 사랑하는 이를 생각한다. 그들을 위해 시간을 버틸 때가 있다.

그러나 때로는 그저 옆에 친구가 있었으면… 하는 때가 있다.








벗 하나 있었으면

- 도종환





마음 울적할때

저녁 강물같은 벗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 올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같은

친구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때

낮은소리로 내게 오는

벗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는데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 주는

벗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흑 속에서도

다시 먼길 갈 수 있는

벗하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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