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에는 부모가 생각날 때도 있고 자식을 볼 때도 있고 사랑하는 이를 생각한다. 그들을 위해 시간을 버틸 때가 있다.
그러나 때로는 그저 옆에 친구가 있었으면… 하는 때가 있다.
벗 하나 있었으면
- 도종환
마음 울적할때
저녁 강물같은 벗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 올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같은
친구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때
낮은소리로 내게 오는
벗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는데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 주는
벗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흑 속에서도
다시 먼길 갈 수 있는
벗하나 있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