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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일월 Oct 04. 2021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은 무엇인가를 믿고 살아간다. 나 역시 가족과 가까운 친구들, 그리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 등을 믿는다. 그러고 보면, 반려 동물에게도 주인에 대한 믿음이 있다. 그러나 사람이 사함을 대한 믿는다는 것은 반려동물이 주인을 믿는 것처럼 단순하지 않다.


세상이 단순한 시절인 어릴 때에 친구와 가족을  믿는다는 것은 정말 단순하다. 주변의 생각이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마치 '시냇물이 흘러간다' 것을 그냥 믿는 것과 같다. 그러나 어린아이는 크면서 복잡해지는 세상에 접어들게 되는데, 점점 사람을 믿는 것이 어려워진다. 사람에 대한 믿음은 ‘믿고 싶다는 마음의 발현’이거나 ‘믿어야 한다는 의지’로 해 있게 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단순한 믿음이 생기기 위해서는 공통의 사건과 공통의 시간, 그리고 공통의 수고로움이 필요하다. 이러한 세 가지 공통의 것들이 쌓여서 '마음'과 '의지'는 점차 어릴 때처럼의 단순한 믿음으로 영글어지게 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믿음이란 게 그렇게 탄생하기 때문에 믿음은 첫인상으로 담보할 수 없고 말로 이루어질 수 없다.


믿음이 탄생하면 신뢰라는 다음 단계로의 갈림길이 나온다. 믿음은 자연의 이치에 부합하는 것이라면 신뢰는 사람에게 한정되어 범이는 좁지만 깊이가 다른 개념이다. 신뢰는 사람에 대해서 의지적인 부분이 강화된다. 그래서 믿을 수 있는 사람과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은 비슷한 것 같지만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한 방향의 비전을 장시간 이뤄나가는 삶을 사는 사람이 신뢰의 대상이다. 누군가 한 방향의 비전을 이뤄가는 삶에 시간 중에는 우여곡절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삶은 그 비저닝이라는 과정이다. 시냇물은 긴 시간 흐르면서 자갈을 둥글게 만들고 이끼를 흘려보내고 물을 정화한다. 시냇물은 대부분 큰 물줄기와 합쳐져 바다를 만난다. 사람에게는 시냇물은 강에 합쳐져 바다에 이르고 바다는 지구를 자정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믿음은 대상 자체에 대한 것이라면 신뢰란 대상 그 너머의 어떤 것에 기대는 것이다. 스스로 신뢰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느낀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에 대한 바람과 나 역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에 대해 생각하는 가을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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