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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일월 Jan 12. 2019

왕징에서 만난 풍경

새롭다 못한 풍경은 낯설고 익숙해지기 어려웠다.

북경이다.

오랫만에 친구를 만나서 그 동안의 소식을 전하고 저녁을 함께 하면서

홍주라는 중국 와인도 초콤 맛을 봤다(향이 좋은데 15도나 하다니..)


[왕징소호]

왕징에는 '왕징 소호'라는 건축물이 있다. 왕징 소호는 자하 하디드의 건축 디자인이다.
그녀는 서울 동대문에 있는 ddp의 건축가로 알려져 있다.


왕징소호는 어느 각도로 찍어도 대칭과 수평이 안 맞아서 사진의 수평, 수직을 맞추기가 난해하다.

그리고 미래적인 느낌이면서 반대로 자연(돌멩이) 느낌을 동시에 준다.
밤이 되면 조명이 켜지고 '왕징소호'는 시냇가 돌맹이가 되고 불빛은 돌맹이 위로 흐르는 물처럼 보인다.

돌맹이 사이로 물과 바람이 흐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흐르는 속도감은 보는 이로 하여금 미래로 흘러 들어가는 시간을 느끼게 한다.

건축을 통해 삶의 흐름과 현재와 미래를 오갈 수 있다는 것은 감동적이었다.




[거리풍경]


바람이 생각보다 강하게 불어서 오토바이에 바람막이가 달려 있다. 나중에 물어 보니 겨울에는 정말 추워서 저 바람막이가 없으면 다니기 힘들다고 한다. 바람만 부는 것이 아니고 대기가 무척 건조한 것이 '대륙'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 준 것 같다.


거리마다 빌딩에는 가드가 서 있는데, 그들은 모두 한 쪽 팔에 붉은 완장을 차고 있다.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니 없어졌던 완장이 몇 년 전부터 돌아 왔다고 한다. 그게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지 생각해 보란다.  


왕징은 계획 도시라서 그런지 도로 폭이 넓고 구획 정리가 잘 되어 있다. 거리는 깨끗하다.

새로 지은 빌딩은 외국계 호텔처럼 고급스러운데다가 빌딩 1층에는 버젓이 스타벅스 리저브.


짐이 늘어서 저렴한 캐리어를 구매하러 갔다가 낭패를 볼 뻔했다. 쇼핑몰에서 해외(서양) 신용카드 사용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 그 순간의 당혹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재래 시장이 아닌... 마트 정도의 쇼핑몰이었다.

그리고 더 신기한 것은 왕징소호 거리에서는 현금조차 받지 않는 가게가 많았다.

그러면 무엇을 쓰는가? 위챗페이/알리페이를 쓴다.

중국 대도시에서 위챗페이와 알리페이 없으면 불편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불편 정도가 아니고 현지 생활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조금 먼 거리를 이동할 때 빈 택시는 우리를 보고도 지나간다. 한국의 카카오 택시처럼 딩딩이라는 앱을 사용하지 않으면 길에서 탁시를 잡을 수가 없어서 또 놀랬다. 영어도 안 통했다. 그래서 걸어서 걸어서 숙소로 돌아 왔다. 한 참을 어이없어 하면서 저녁을 먹었다. 위챗페이나 알리페이, 딩딩을 사용하려면 중국 내 계좌와 통신을 사용해야 하는데, 모든 정보는 정부가 수집해 간다.


중국은 이미 모바일로 국민을 통제하기 쉽게 만든 것 같다.


10년 전에 갔던 북경,

이번에 갔던 북경 신도시를 보면서 드는 생각,

중국의 대도시는 이제 중국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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