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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일월 Jan 10. 2019

밥상 토크 with 아빠

삶의 관점 변화에서 오는 평화로움


일요일 아침 아빠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지금 이렇게 고생하며 일하는 것을

죽을 때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끔찍하지 않니?’라는 질문을 하신다.


끔찍함의 정체


나는 아빠에게 답했다.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그 끔찍의 정체 말이야..
죽을 때까지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과 그걸 누리지 못하는 닫힌 미래에 대한 생각이 끔찍함의 원인인 거 같아.


근데,  정작 ‘일’을 ‘노동’ 자체로만 보면 끔찍하지 않더라고. 때가 되면 학교를 가고 졸업을 하고 결혼을 하는 것처럼, 일을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해.

거기에서 좀 더 일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려는 사람은 사회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표현하려는 욕구가 큰 거고.

나도 마찬가지이고.

누구든지 자의든 타의든 인간 수명이 100세로 늘어난 마당에 그 오랜 시간을 뭐 하며 살아..

아빠도 시간 많이 남았을 걸..?


나는 생각을 바꿔봤어.

어차피 사는 거, 작품 하나 만들 듯 시간을 들여서 할 적당한 일을 하며 나이 들자.


욕심은 버려보자고 - 돈이나 명예나 기타 있어 보이는 것들 말이야. 근데 신기한 게, 그렇게 생각하니까
뭔가 알 수 없는 압박감 같은 게 사라졌어.
웃기지?


아빠는 묵묵히 내 말을 들으시더니,
‘인생은 죽기 전까지는 진행형이라더니

참내... 맞는 이야기 같네’

그리고 나는 한 마디 덧붙였다
‘아빠, 사업을 하면 할수록 내가 더 나아지기보다 내 부족함이 더 보여. 전에 내가 참 철부지였던 걸 돌아보는 요즈음이야-‘


주변을 돌아본다고
인생의 속도가 느려지는 거 같지는 않다.
어려울수록 돌아가는 게
답답하지만 정답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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