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불편러, 일상 틈바구니에서 발견하는 불편과 재미
3년 전 스타트업 통계 자료에서 본 내용이다. 창업자 평균나이는 38.5세로 주로 경력자(개발자) 출신이다. 그들의 대부분은 명문대 출신이지만 비주류 출신도 증가하고 있다. 이들이 생각해 내는 아이템은 B2C 인터넷 비즈니스가 대부분이다. 아이템에 대해서 한 우물을 파되 유연성 가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시장의 반응이 중요한 B2C 제품이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아이템은 어떻게 찾는 것일까?
1. 주변 사람들 관찰하기
누군가 무엇인가에 푹 빠져 있다면 애용하는 제품이 있다면 눈여겨 본다.
회사에서 쓱 배송(신세계 모바일 앱 주문)을 애용하는 분이 있다. 워낙 이마트 배송 혹은 쓱 배송 혹은 SSG 쇼핑 등에 대해 자주 듣게 된다. 반복해서 듣게 되고 쓱 사용자의 문화코드 등이 나쁘지 않았기에 나는 주말 오전에 먹을 거리를 사러 나가려다가 '쓱'을 사용하기 위해 앱을 열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나는 이전 사용자의 persona에 기대어 내가 사용했다는 점이다.
아침에 주문하고 몇시간 안 되서 집 앞까지 종이 봉투에 이마트 장바구니를 받았다.
프랑스 빵집에서 받는 빵봉투처럼 커다란 종이 봉트에 장 볼 것들을 받으니, 뭐랄까 약간 생소한 기분이 들었다. 쇼핑몰 댓글에 누군가 적어 놓은‘쓱 배송 중독’의 의미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배송은 쇼핑에서의 한가지의 기능이라고 생각만 했지 서비스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배송 시스템 혹은 우습게 여겼던 배송 패키지가 마케팅이 될 줄이야. 누군가에게는 가격이 아닌 배송에 대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만들 수도 있겠구나.
모바일 환경으로의 소비자 환경이 변화를 넘어 사용자의 행동 패턴과 습관을 상상하며 마켓컬리의 ‘신선배송’ ‘새벽배송’에 대한 투자사들의 뜨거운 관심과 해당 스타트업의 빠른 성장에 다시금 고개를 끄덕였다.
누군가 애용하는 서비스를 사용하는 과정을 내가 반복하면서 발견했던 것을을 다시 생각해 본다. 그 과정에 많은 시사점이 있다. 그리고 그 과정 중에서 내가 참여할 수 있는 영역이 존재 하는지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 분별해 보는 작업을 할 수 있다.
2. 삶과 생활 기반의 아이템
한 산업군에 오랜 기간 종사하다 보면 감각은 무뎌질 수 밖에 없다. 반대로 프로불편러 시대에서 적합한 소프트웨어 시대라는 것을 기억하자. 스타트업이 시도할 아이템은 멀리 있지 않다. 실생활의 불편한 점을 누구보다 많이, 빨리 느끼는 섬세함이 필요하다. 아이템 혹은 제품이 성장하고 지속 가능하려면 모든 것은 사용자 중심으로 생각하고 재편해야 한다. 누군가는 곧 사용자이다. 대표적인 예로 사용자의 불편한 리뷰를 발견했다면 이것을 해결하는 것에서 시작해 보면 사용자 후기 변화를 그려 볼 수 있다.
'고객이 왕'이라는 옛 말, 틀린 게 하나도 없다.
제품이 성장하고 고객이 확대될수록 시야는 제품 속으로 함몰되고 좁은 시장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 때, '사용자'들과는 멀어지게 되는 아이러니를 조심하자.
[참고 글: 스타트업의 지표는 방향성을 말한다 http://bit.ly/2VFqQj9]
3. 작은 것들을 위한 스타트업
사실 스타트업 아이템이라고 하면 거창한 아이디어를 생각하려고들 한다. 그러나 위의 이야기만 봐도 생활의 작은 변화 기저에 깔린 것이 혁신이라는 것을 누가 집작했겠는가. 핀테크를 예로 들어 보면 간편 송금 토스나 브로콜리앱, 모두 사용자 중심의 아이디어로 시작해서 기술을 도입했다.
토스는 금융결제원의 CMS(금융 이용기관이 고객계좌에서 자금을 출금/입금)를 활용한 것이며, 브로콜리는 금융결제원에서 제공하는 계좌정보통합관리 서비스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한 것이다.
생활 속의 편의를 스타트업으로 엮어 발전시켜 나가는 힘에 대해서 생각해 볼만하지 않은가.
아이템의 변화에 따른 투자 시장의 변화
기술을 먼저 개발하고 그 기술을 쓸 곳을 찾았던 과거와 달리, 실제 사용자까지 도달하는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고민하면서 아이템을 생각해 낸다. 그리고 나서 어디에 어떤 기술을 적용할 것인지 고민하는 방식으로 수순이 바뀌었다. 기술보다 그 기술이 적용된 IT 서비스들이 사용자에게 어필하기 쉽기 때문이다. 모바일과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사용자까지의 제품 도달이 쉬워진 환경의 변화가 근저에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전통 VC의 투자는 IT 기술(?) 중심이어서 개발자 출신의 대표가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시장의 반응을 재빨리 잡아서 반영하는 세심함이 필요하다. 그래서 여성 창업가와 비개발자 출신의 창업가가 증가하고 있다.
스타트업에는 프로불편러,
예민하지만 호기심과 개선 욕구로 가득찬 사람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