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명절에도 잘 안 자고 가면서..;; 그래도 괜찮다. 집이 편하지. 그래도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르지 않은가. '저희 오늘은 그냥 집으로 가려고요.' 하면 될 말을...)
그 말이 '다음부턴 자고 갈 거란 생각조차 하지 마세요, 그리고 물어보지도 마세요!'라고 하는 것 같았다. 순간 기분이 확 상했지만... 표정을 들키지 않으려 설거지만 열심히 했다.
물론 토요일도 제일 먼저 도착해서 샤부샤부 준비와 잡채 등등 음식 준비를 신랑과 내가 했다.
언니네와 동생네는 나중에 왔고...
설거지도 뭐... 성격 급한 내가 잡고 있었다. 그러자 올케가 와서 자기가 하겠다며... 마무리는 자기가 하는...
그 행동이 왜 그렇게 얄미운지. 몇 개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나 시누이?) 사실 올케가 하는 것보다 내가 하는 게 훨씬 더 편하다. 제발 가라고 내가 마무리한다는데... 왜 굳이 옆에서... 그러는지 모르겠다. 설거지할 때마다 더 불편하다.
암튼 모두 가고, 이날 거실에 이불을 깔고 친정에서 잠을 청하는데 기분이 몹시 불쾌했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쏙쏙 빠지는 두 인간들. 여전하구나. 그리고 나는 여전히 바보처럼 이러고 있구나. 그러면서 한편으론 내가 사랑하는 우리 엄마를 챙기는 건데 언니가 무엇을 하든, 동생을 무엇을 하든 무슨 상관이야! 하는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해서 엄마가 기분이 좋고, 자식들에게 사랑받은 기분을 느꼈다면 그것으로 된 것 아닌가. 외식을 싫어하는 엄마. 생신만큼은 엄마가 원하는 데로 해드리고 싶었다.
지금까지 늘 뒷바라지만 하고 사셨는데, 일 년에 한 번 있는 생신인데 이거 하나 비위 못 맞추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까지 우리 도시락 싸준 게 몇 번이고, 밥 해 준 게 몇 번이야. 셀 수도 없다. 그리고 매번 쌀이며 김치며 챙겨주는데 이게 뭐 어렵다고. 엄마에게 받는 것을 생각해 보니 내가 하는 것은 고작에 불과했다.
언니가 무엇을 하든
동생이 무엇을 하든
이들과 소통이 안되든 말든 나는 내 자리에서 내 할 도리를 하고, 내 마음을 표현하면 된다고 생각해 본다.
내가 더 마음이 편한 쪽으로 행동하고, 마음을 쓰자.
엄마에게 받은 상처도 있지만 이것 또한 엄마를 사랑했기에 받았던 부분이다.
그리고 상처보다 사랑이 몇 곱절 더 많았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나는 엄마를 많이 안아주고 싶으니깐.
(조회수가 이렇게 많이 나올 줄... 몰랐습니다. 언니나 동생도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이 맡은 일을 잘하고 있어요. 부모님에게도요! 제가 못하는 부분을 채우고 있지요. 서로서로 상호보완. 글을 다시 읽어보니 언니랑 동생을 너무 그날의 제 감정으로인해 편파적으로 표현한 것 같아 변명(?)의 꼬릿말을 달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