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착유형과 배우자의 애착유형에 대해...
아이러니하게도 친밀감이라는 감정을 원하면서도 동시에 부담을 느낍니다.
함께 있으면서도 동시에 자유를 원하는 거예요.
- 출처 : 사람이 힘겨운 당신을 위한 관계의 심리학, 최광현 지음 /p.234 -
연애 6년, 결혼 10년 동안 나는 이런 감정을 느꼈다.
만남과 동시에 부담감을 느꼈고, 그래서 끊임없이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했다.
조금만 불안한 마음이 올라오면,
"우리 헤어져."
라고 이별을 통보했다.
이 행동을 결혼 전까지 끊임없이 반복했으며
결혼하고 애 둘을 출산하고도 종종 이별을 선언했다.
캐리어에 짐을 싸서 나와 집 주변을 떠나지 못하고 서성이기도 했고,
몸만 나와서 언니네 집으로 도망가기도 했다.
함께 있으면 좋으면서도 답답했다.
답답하면서 불안했고, 그러면서 같이 있고 싶었다.
처음엔 갑자기 누군가 내 옆에 있다는 것이 답답했다.
그와 동시에 좋았다. 의지하고 싶었고, 사랑받고 싶었다.
하지만 이것들이 내 기대만큼 충족이 안될까 늘 무섭고 불안했다.
상대가 헤어지자고 말하기 전에.
상대가 나한테 질리기 전에.
내가 먼저 선을 긋고 싶고, 떠나버리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함께 잘 살고 있다.
그것도 아주 행복하게 알콩달콩.
이렇게 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나의 불안정한 애착을 받아주는
안정 애착을 갖고 있는 신랑 덕분이다.
나의 그 지랄발광에도 늘 묵묵히 괜찮아라고 등을 토닥여주는.
'이제 다 했니?'. ' 불안함 가셨니?' 하고 지긋이 바라봐 주는 사람이 있었기에.
이별의 통보가 100% 나의 불안정 애착으로 인한 것은 아니었지만,
포용력이 강했던 신랑 덕분에 지금까지 우리가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
불안정했던 나의 마음도 이젠 안정적인 상태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
엄마랑 아빠는 누구보다 나를 사랑했고,
나는 무한한 사랑을 받았음을 서서히 깨달아 가고 있다.
이것은 신랑과 아이들에게 무한한 사랑,
조건 없는 사랑을 충분히 받았기에 과거에 내가 느끼지 못했던 것,
바라보지 못했던 것들을 바라보게 해 주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충분한 사람을 받고 나서,
조금 부족했다고 생각했던 사랑이 실은 그 무엇보다 소중하고 깊고 충만했다는 것을 알았다.
엄마, 아빠는 그분들이 처한 상황에서 최대한의 사랑을 나에게 표현한 것이었다.
그분들의 삶의 방식이었다. 인정하고 싶고 이해하고 싶다.
부모님의 삶을 나에게 살아보라고 했을 때,
나는 우리 엄마, 아빠가 우리에게 했던 거처럼 할 수 있을까?
이 물음 앞에 나는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답이 나온다.
그러므로 나는 충분히 받았다.
엄마, 아빠는 그분들에게 최대치를 끌어낸 것이었다.
그러므로 나는 내가 귀한 존재였다는 걸.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다는 걸 잊지 않으려고 한다.
물론 순간순간의 기억이 조각이 나를 아프게도 하지만
그건 그 당시 나의 관점이었을 뿐.
성인이 된 내가 다른 관점으로 나를 보듬어주고, 충분히 안아주면 될 일이라 여겨본다.
나에게 충분한 사랑을 느끼기 해준, 그래서 부모님의 사랑을 깨닫게 해 준
신랑에게, 그리고 우리 예쁜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본다.
사랑해♡
그리고 엄마, 아빠에게도 사랑의 마음을 전해본다.
엄마, 아빠 감사해요!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