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그만두고 혼자 해외여행 다녀오고 싶어’라고 남편이 말했다.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연민을 가져야 한다. 그들의 혼과 뼈와 만나는 저 안쪽에서 어떤 전투가 일어나고 있는지 우리는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저마다의 가슴에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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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사람에 대해서도 각자의 등에 붙어있는 투명 스티커를 알아보지 못한 채 성급히 판단하는가? 이를테면 이런 스티커들 말이다.
‘일자리를 잃었어요.’
‘병과 싸우고 있어요.’
‘이혼으로 상처로 아파요.’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어요.’
‘자존감이 바닥이에요.’
‘그저 껴안아 줄 사람이 필요해요.’
‘방세를 못 내고 있어요.’
우리 모두는 보이지 않는 스티커를 등에 붙인 고독한 전사이다. 그 등은 어떤 책에도 담을 수 없는 이야기를 지고 다닌다. 따라서 서로에 대해 ‘조금 더 참고’ 친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