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토, 장 폴 사르트르>를 읽으며...
만일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만일 하나둘 쌓여가는 이 모든 신호들이 내 삶의 어떤 새로운 격변을 예고하는 전조들이라면, 그렇다면 나는 두렵다. 그것은 나의 삶이 풍요롭다거나, 무겁다거나, 귀중한 것이어서가 아니다. 하지만 나는 이제 태어나, 나를 사로잡게 될 것이 ㅡ 이것이 날 어디로 끌고 갈 것인가? ㅡ 두렵다. 또 모든 것을 내 연구를, 내 책을 뒤로하고 어디론가 떠나야 할 것인가? 몇 달 후에, 몇 해 후에, 또 다른 폐허 가운데에서 기진맥진하고 실망하여 잠에서 깨어날 것인가? 너무 늦기 전에 내 속을 명확하게 보고 싶다.
구토, 장 폴 사르트르 (문예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