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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담홍 Jun 04. 2024

기분이 회복되는데 걸리는 시간

이기주 산문집 보편의 단어를 읽으며

기분을 회복하려면 혼자만의 시간이나 나 아닌 다른 존재의 다정함을 접착제 삼아 마음에 고르게 펴 바른 다음, 시간이라는 바람 속에서 천천히 말려야 한다.

기분이 부서지거나 조각나는 건 한순간이다. 하지만 원래 상태로 복원하기 위해선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보편의 단어, 이기주 산문집 / p.47

기분이 부서지는 건 한순간이지만

기분이 회복, 복원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4, 5월이 그랬던 시간이었다.

그러면서 겉으론 아무렇지 않은 척, 괜찮은 척했다.

그러나 내 마음과 내 곁에 있는 사람은

회복되지 않음을, 복원되지 않음을 안다.

작은 미세함도 서로 알 수 있는 시간을 보냈으니깐.

또한 이런 시간이 있었기에

다시 또 회복의 의지를, 복원의 마음을 내세운다.



서로의 노력이 필요한

다정함이 필요한 시간이었다.

시간이 지나 웃을 수 있겠지만

그 당시에는 부서졌으니 시간과 정성스러운 마음이 필요한 것이다.




나는 아직 복원이 덜 된 걸까?



자꾸 그 일이 미지근하니 올라온다.

해결하지 못한 숙제 같은

쿨하지 못한 내가 조금은 미운

아직도 그 일에 미련이 남아 해결하고 싶은 답답함이 남아있다.



구겨졌던 종이를 다시 펼치면 미세한 주름이 남아있듯

내 마음에 아직은 주름이 사라지지 않았나 보다.

어쩜 이 주름으로 인해 더 멋진 무늬를 만들어 갈 수도 있겠지.

이것도 삶의 한 과정이라 여겨본다.



*지금 옆에 있는 사람에게 전화가 왔다.

"농수산물 시장 근처에 갈 일 있는데, 과일 좀 사다 줄까?"

고맙네.


나도 이 사람에게 마음을 써, 이 사람이 원하는 삶을 살게 해 주고 싶다.


나와 다르다고 잘못된 가치관이 아니라는 걸 머리로는 알면서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의 옹졸함을 대면한 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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