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를 마중물 삼아 글 쓰는 쓰담홍입니다.
필사하기를 꾸준히 4~5년 정도 해나가고 있어요. 오늘은 필사하면서 좋았던 점에 대해 3가지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는 매일 필사를 하기 위해서는 매일 책을 읽어야 합니다. 책에서 발췌문을 고르기 위해선 심사숙고하는 시간이 필요하죠. 어떤 날은 책을 읽으면서 밑줄 그은 문장을 옮겨 적기도 하지만 어떤 날은 책을 덮고 시간이 흐리기를 기다렸다가 시간이 흐른 뒤에 떠오르는 문장을 옮겨 적기도 합니다. 후자의 경우는 책의 내용이 전반적으로 모두 좋아서 딱 하나만 고르기 힘들 때 하는 방법이에요. 가슴이 벅찰 때는 시간을 두고 살펴봅니다. 필사하기 위한 책 읽기는 책 읽는 습관과 더불어 깊은 사고를 할 수 있는 근력을 키워줍니다.
두 번째는 책의 문장을 옮겨 적다 보며 나에게 스며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 생각들을 가만히 바라보고 쓱쓱 단상을 적다 보면 글쓰기로 연결이 됩니다. 필사를 마중물 삼에 글을 쓰다 보면 내가 잊고 지냈던 과거가 떠오를 때가 있어요. '나에게 이런 일이 있었구나! 그동안 잊고 살았었네.'하며 그때의 저를 가만히 바라보고 안아줍니다. 과거의 일과 감정이 떠오를 때도 있지만 현재와 미래가 보일 때도 있습니다. 요즘 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와 최근에 느낀 감정과 생각을 관찰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죠. 필사를 통해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 미래의 나를 관찰하며 연결해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글쓰기의 힘이죠. 글쓰기를 통해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내가 나를 알아가다 보니까 내 감정을 돌볼 수 있는 힘이 생겼습니다. 감정이 올라오면 그 감정을 가만히 바라보고 글을 쓱쓱 써 내려가면서 '내가 이 상황에서 이 부분이 어떻게 불편했구나. 그럼 그럴 수 있지'라는 인정과 자기 수용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됩니다. 이와 더불어서 문제해결 능력이 향상됩니다. 내가 나를 가장 잘 알기에 나에게 어떤 방법이 좋은지 스스로 찾아갈 힘이 생깁니다.
무언가 쓰고 싶지만 무턱대고 쓰기가 힘들 때, 내 감정을 살피고 싶을 때, 필사의 힘을 빌려보세요. 필사를 통해 감정을 관찰하고 돌보는 행위가 여러분의 마음에 여유와 편안함을 안겨 줄 것입니다.
우리 감정필사 함께 해볼까요?
[모집]쓰담쓰다22기 문학필사_각각의 계절, 권여선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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