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사전, 김소연>을 필사하며...
<마음사전, 김소연>
안에 있으면서도 밖을 동경하는 마음 때문에 사람은 분명 유리를 만들어냈을 것이다. 안과 밖의 경계를 만들면서 동시에 허무는 것. 그것에 대한 인간의 욕망 때문에, 유리는 세상에 존재하고 있고, 그렇게 단순하게 안과 밖 혹은 이분법적인 구분이 아닌 것들로 세상이 존재하고 있음을 유리는 요약해 보여주고 있다. (22쪽)
마음의 이중성을 언제 느끼나요? 이 이중성으로 인해 내가 하는 행위는 무엇이 있을까요?
엄마여자에겐 재택근무가 이중성을 띠고 있다. 가정생활과 경제생활의 경계를 동시에 허무는 것! 그게 재택근무다. 아이들을 돌보면서 경제활동을 같이 할 수 있는 여건을 꿈꿔왔다. 그 결과가 지금의 삶의 형태를 만들었다.
임신 초기에는 아이를 지키는 게 급선무였고, 임신 안전기에 접어들었을 땐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 '돈'이 필요했다.
'돈'에 목적을 두었지만 돈을 벌기보단 오히려 '빚'을 지는 상황을 겪었다. 과한 욕심이 참사를 불렀을까? 아니면 으래 겪는 시행착오였을까? 시행착오를 겪으며 엄마여자어른도 고생했지만 그 안에서 가장 고생한 건 꼬물꼬물 어린 아가였다. 꼬물거린 아가는 엄마가 돈을 벌러 간 사이 엄마 품을 떠나 어린이집에 갔다. 긴 나 긴 시간을 어린이집에서 엄마를 하염없이 기다렸다. 아픈 날에도 엄마는 아기 곁에 머물러 줄 수 없었다. 큰 빚을 지고, 한 명의 아이가 더 생겼을 때야 퍼뜩 정신을 차린 엄마여자였다. 그제야 어린 아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앞으로는 더 이상 미안기 싫었다. 아이와 함께 있자고 결심한 엄마여자였다.
그것도 잠시, 그럼에도 늘 마음 한편에 무언가 하고자 하는 마음이 올라왔다. 엄마여자는 늘 그 마음을 꾹꾹 누르기 바빴지만 그럴수록 마음속에 화가 가득 찼다. 결국 엄마여자는 다시 무엇을 할 것인지 고심하고, 도전이라는 것을 하나씩 해 나간다. 대신 여기엔 조건이 붙었다. '아이들을 돌보면서 할 수 있는 일!' 엄마여자는 10시부터 4시까지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했다. 허나 그것도 수월치 않았다. 아이들은 시시때때로 병치레를 했고, 시시때때로 참여수업이 있었다. 결국 엄마여자는 멘탈이 탈탈 털려서 6시간 하던 일 마저그만 두었다.
1년 6개월쯤 쉬었을 무렵, 엄마여자는 또 몸이 근질근질하다. 때마침 예전에 다녔던 회사에서 연락이 왔고, 출근을 제안했다. 코로나 시기로 정신없던 때였기에 엄마여자는 "재택근무 가능하면 일해 볼게요."라고 제안했고, 그 제안이 받아 들려져 지금껏 재택근무로 일을 하고 있다.
엄마여자는 결국 아이들을 돌보며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원했던 형태의 일을 찾아 하고 있으면서도 때때로 불만을 호소한다. 처음에 원했던 욕망이 만족되었던 것이다. 이제는 또 다른 욕망이 생겼다는 말이기도 하다. 새로운 욕망 또한 계속 그려나가면 되는 일. 이 또한 원하는 방향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한 살 한 살 나이가 늘어가면서 삶의 형태도 조금씩 바뀌어간다. 엄마여자는 변화에 따른 성장을 하고자 지금도 여전히 마음의 이중성을 균형감 있게 저울질하며 자신의 꿈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