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11시 서아에게 찾아 온 인생 최대 위기
어젯밤 11시 침대로 향하기 전
다 마른빨래들이 생각나 빨래를 계고
서아의 속옷과 티셔츠들을 가져다주려고
서아의 방에 갔다.
서아의 방은 이사 온 후로 여전히 완성되지 못한
초등학교 4학년 여자아이의 방이었다
아이브 포토카드와 포토카드 포장 재료들...
누가 보면 무슨 쇼핑몰을 하는지 알 정도.
두 달 정도나 서아방을 방치해 두었다
서아가 스스로 치워낼 거라 애써 믿으며
정말 방치를 했다
그리고는 왜 안 치우냐고 막 아이를 나무랐다
어제도 여기저기 마구 던져진 내복들과
동그랗게 공처럼 말아놓은 입었던 티셔츠들...
어쩐지 내복이 없더라니...
나는 내일 또 6시에 일어나 출근해야 하는데
`아 짜증 나 진짜... 사는 게 힘들다`이러는...
지금 생각해 보면 아이방 더러운 게 그렇게까지
짜증 나는 일??? 나 정말 못됐다.
아, 그리고 하지 않은 수학학원 숙제들이 며칠째
밀려있는 듯해 보였다
왜 안 했냐고 물으니 "하기 싫어서"란다.
와............. 진짜 머임? 어쩌려고...
또 습관처럼 밀려드는 생각.
`나 회사 때려치우고 서아 봐야 하나?"이런...
정말 오래간만에 목청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배에 힘주고 아이를 혼냈다
시계를 보니 시간은 11시 40분...
11살 인생의 위기였을 꺼라 생각한다
아이를 귀한 손님처럼 대하라던데...
손님이었다면 나는 서아방을 치워줬을 것이다.
내 자식이라고 내 마음의 귀찮음이
어찌 보면 나의 할 일을 서아에게 미뤘던 건가
급 눈물이 나기 시작한다
(아침에 출근해 보니 마법이 시작되었다.
눈물이 나고 화가 머리끝까지 났던 건
마법의 영향이 큰 것 같다...)
화장실을 다녀와서 이 글을 쓰고 있다.
바로 몇 시간 전의 일인데도 정말
너무나 아무 일이 아니지 않은가.... 하...
방이야 처음부터 치우는 방법을 내가 알려주고
일정 부분 서아에게 하라고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너무 미안하다
`어떻게 하는지 뻔히 모르는 게 보이는데
도와주지 않은 나 자신... 반성한다`
나 또한 엄마가 나에게 했듯
똑같이 서아에게 소리를 지르고 미안해하고 있네
이게 엄마고 삶의 극히 일부인 거다
엄마들 힘내고 우리도 당한 게 있어서 그런 걸
잊지 말자... 라며 나 자신을 위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