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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엣지정 Sep 10. 2023

독후감 아닌 독후감

리스본행 야간열차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주인공 그레고리우스는 왜 인기남일까? 책을 읽는 동안에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물론 영화 '제레미 아이언스'라는 매력적인 배우가 나왔지만 책에는 서두부터 그의 외모에 대한 치명적인 묘사가 많이 나온다.

 "비에 젖은 대머리.", "몇 가닥 남지 않은 잿빛 머리카락을 말렸다. " 벨레뷰 호텔에서는 팔꿈치에 가죽을 댄 낡은 재킷, 그 안에 받쳐 입은 자라목 스웨터, 무릎 나온 코듀로이 바지를 입고 있는 그를 종업원이 아래위로 훑어본다는 구절이 나오지만 그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남자다.


 프라두의 여동생 아드리아나는 거의 평생을 타인과 교류 없이 오로지 오빠만 신격화하며 살아온 여자다. 오빠의 능력을 알아봐 준 것만으로도 그레고리우스에게 호감을 느꼈겠지만 무엇보다 그는 그녀에게 친밀하면서도 예의 바른 남자였다.  진정성에 마음이 열리고 여러 번 자신의 집으로  오빠의 숨겨진 원고까지 넘다.

 프라두와 조르지 사이를 오갔던 여인 에스테파니아는 그레고리우스가 그녀의 직장으찾아갔을 때 자신의 초청을 한다. 그리고 그순수한 호기심에 답을 준다.

혁명 동지인 에스테파니아를 사이에 둔  애증의 관계, 조르지도 끝내 자신의 치부나 기억하기 싫은 그때의 일대해 그에게입을 다.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사업가 실우베이 그레고리우게 자신의 집을 내어주고 프라 아니라 그의 인간적 고뇌와 문학(학문) 사이의 연관성찾을 수 있게  한다.

독시아데스는 그의 안과주치의인데 그는 밤낮을 불문하고 그레고리우스의 거의 모든 상담을 받아준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공통점에 그의 모습에서 아버지를 보기도 한다. 그는 그레고리우스가 실명을 할 것이란 불안함을 종식시켜 줬으며 뜬금없을 수 있는 리스본 여행을 아주 의미 있는 행동으로 지지해준다. 보조안경을  챙겨가라고 권하면서......

 그레고리우스의 제자, 나탈리루빈은 문두스 선생님이 필요한 모든 책을 구 그가 머무주소지로 보내준다.

 주앙에사는 그레고리우스와 가장 많이 만나는 사람이다. 손이 불편한 줄 모르고 가득 따른 뜨거운 커피를 자신이 훌쩍 이키고 피우지도 못하는 담배를 같이 피워주기도 하며 금연구역인 양로원으로 담배를 공급해주기도 한다. 격이 없는 공감능력. 그에겐 진정성이 바닥에 깔린 소통능 있었다. 주앙에사는 젠가부터 주말마다 그레고리우스를 간절히 기다린다.

마리아나 주앙은 주앙에사의 조카이자 스본에서 깨진 레고리우스의 안경을 만들어준 안과의사다. 의 상태만으로 그의 일상이나 심리까지 알아봐 주며 삼촌,주앙에사에게 를 소개한다. 그녀는 그레고리우스가 생각하는 이혼사유를 부정한다." 선생님은 지루하지 아요."리고 영화에서는 그녀가 베른으로 떠나려는 그레고리우스에게 조심스럽게 프러포즈하는 엔딩장면이 나온다. 리스본에 계시면 안되나요?

 한 사람 더 , 베른의 이웃집 여 현관 입구에 깔려있는 발판의 모양만으로도 그레고리우스의 귀가를 곤 하는데 그는 깔끔한 성격에 배려심 많고 무엇보다 모든 것에 진 남자였다. 외모보다는 마음이 먹힌 남자였다.


*언어학자. 언어철학자가 쓴 소설 <리스본행 야간열차>

:이 소설은 언어철학자가 썼기 때문에 어려울 수도 있지만 언어는 이 소설의 전부라 할 수 있다. 그가 일상에서 일탈을 하게 된 원인이 '언어'다. 그는 모교인 학교에서 공부를 병행한 단기 기간제 교사로 시작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실력 있는 교사가 되었다. 자신의 전공인 라틴어에 대한 애정은 "골목에서 카페에서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사고팔 때 욕을 할 때 코카콜라를 주문할 때 사용 당하는 게 싫다."라고 현했다. 아내 플로렌스가 에스파냐어로 통화하면  문을 닫아버리기도 한다,  그가 라틴어를  "과거의 모든 침묵을 자기 안에 품고 있어 뭔가 대답하라고 강요하지 않으며 온갖 소란스러움에서 떨어져 있 확고부동하며 아름답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리에서 뛰어내리려던 여인에게 모국어가 뭔지 묻자 그녀가 한 말."포루투게스(Portuges)."

<'오'는 '우'처럼 들렸고 올리면서 기묘하게 누른 '에'는 밝은 소리를 냈다. 끝의 무성음 '스'는 실제보다 더 길게 울려 멜로디처럼 들렸다. 하루 종일이라도 이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는 이미 이때 포르투갈어에 매료되었던 듯하다. 포르투갈어의 멜로디가 머릿속에 맴돌아 찾아간 책방. 그는 여자 손님이 매만지던 누렇게 변한 얇은 책 한 권을 집어든다. 아마데우 이나시오 드 알메이다 프라두의 <옹 오우리베스 다스 알라브라스(UM OURIVES DASPALAVRAS> 리스보아, 1975 책방 주인이 제목을 읽어줄  "안으로 삼키는 듯 거의 들리지 않는 모음은 마지막에 오는 시옷 발음을 계속 반복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방패처럼 보이고 쉿 쉿 소리로만 들렸다."라고 썼다.

 "조용하고 우아하 지나치게 번쩍이지 않는 은같다"고 한번 더 읽어주길 청한다. 귀에 들리는 소리가 온몸을 마비시켰다고 했다. 거기다 그 책의  프롤로그는  모든 것달라지게 만들었던 거다. 처음엔 소리에 매료되었고 갈수록 프라두의 작가적 고뇌(언어의 한계) 무엇이었나를 찾아 좇게 된다. 실제 파스칼메르시어는 페터비에리란 이름으로 출간한 에세이집(교양수업>에서 문학의 언어를 학문의 언어와 구분하고 있으며 의미 없이 반복해서 쓰거나 습관처럼 쓰는 말. 알아채지 못하는 사족들을 언어쓰레기로 규정하기도 한다.


프라두는 포르투갈어를 새로 만들고 싶어 했다. 자신의 낡고 진부한 언어와 언어습관을 날려버리고 자 했지만 결국 포르투갈어로 무엇인가를 해야 함에 한계점을 느꼈다. p39 (프라두의 언어관을 통해 그레고리우스, 곧 파스칼메르시어의 언어사상을 동질화시킴) 물론 프라두의  프롤로그 "우리가 우리 안에 있는 것들 가운데 아주 작은 부분만을 경험한다면 나머지는 어떻게 되는 걸까?"와 "우리는 많은 경험 가운데 기껏해야 하나만 이야기한다. 그것조차도 우연히 이야기할 뿐, 그 경험이 지닌 세심함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에 끌려 여행을 시작하지만 또 하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읽었을 때와 같이 프라두의 우수에 젖은 외모. 그것 이끌려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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