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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잔 Feb 20. 2020

따로 또 같이 흘러가는 삶에 대하여  

그레타 거윅의 영화 <작은 아씨들> 


물잔이 영화 <작은 아씨들>을 좋아합니다. 


고전에 담긴 가장 원형적인 삶의 모습을 들여다보기를 좋아합니다. 오래된 작품들이 가지고 있는 꽉 막힌 (라떼식) 해피엔딩도 좋아하는 편이죠. 그래서 개봉 전부터 기대만발 기다리고 있던 그레타 거윅의 <작은 아씨들>은 쌀쌀한 2월의 마지막에 잘 어울리는 따숩고 부드러운 영화입니다. 

빼어나게 아름다운 메그는 한때 화려한 배우의 삶을 꿈꿨지만 가난한 가정교사 브룩을 만나 사랑의 길을 택합니다. 조는 세상이 알아주는 글을 쓰고 싶은 작가 지망생이지만 현실은 자극적이고 뻔한 소설만 잘 팔릴 뿐입니다. 에이미는 외모도 사랑도 언니 조에게 밀려 만년 2등으로 살면서 익힌 현실감으로 화가의 꿈을 접고 부유한 남자와 결혼을 계획합니다. 따듯한 마음과 뛰어난 풍부한 감성을 지닌 베스는 이웃을 돕다 성홍열에 옮고 맙니다. 이를 계기로 네 자매의 삶은 다시 한자리에 모여 교점을 만듭니다. 

거윅은 네 자매의 따뜻한 유년 시절과 쌀쌀한 현재를 번갈아 엮으면서 그들이 꿈과 현실의 갈등 속에서 나름의 답을 찾아가는 방식을 조명합니다. 현실은 힘들지만 브룩과의 사랑 안에서 자신만의 안식을 찾는 메그, 현실에 고뇌했지만 끝내 사랑을 쟁취하는 조, 현실과 타협하려 했으나 결국 마음이 이끄는 삶을 살게 된 에이미까지. 여자의 결혼은 ‘경제적인 거래’로 여겨지던 시대, 자매들이 선택하는 삶은 - 원작을 벗어나지 못해 못내 아쉬우면서도 - 결국 따뜻하고 다정해서 미소가 지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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