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ON Feb 20. 2020

역시 귀여운 게 최고야!

영화 <조조래빗>의 사랑스러운 캐릭터, 요키

시간이 지나 12월이 되어도 올해 최고의 캐릭터로 꼽을 사랑스러운 인물이 나타났습니다. 영화 <조조래빗>의 주인공 친구, 요키입니다.


<조조래빗>은 제2차 세계 대전 말 독일, 나치 덕후인 10살 조조가 겪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사랑해 마지않는 요키는 조조의 두 번째 베프입니다(첫 번째 베프는.. 아돌프 히틀러입니다). 사실 요키는 스토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친구는 아닙니다. 화면에 나오는 것도 열 손가락에 꼽히죠. 그런데 나타날 때마다 너무나도 귀여운 모습에 관객들은 그저 행복해집니다. 실제론 광기가 맴돌았을 제2차 세계 대전 독일 마을에 이런 꼬마 아이를 등장시키다니, 감독도 요키가 귀여운 걸 알고 노린 모양이에요. 폭탄이 펑펑 터지는 무서운 풍경이지만, 요키의 허둥지둥하는 귀여움 덕분에 조금 덜 끔찍해 보입니다. 역시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할 땐 귀여움으로 무마하는 게 최고죠.


요키는 특유의 어벙벙한 매력으로 관객을 녹여 버립니다. 그렇다고 멍청한 건 아니에요. 오히려 누구보다도 똑똑하고 상황 판단이 빠르죠. 어른들이 요키를 잘 부려 먹으려고 입혔을 종이 군복을 입고 열심히 싸우다가도, 독일이 패하자 바로 군복을 벗고 ‘나치로 살기 좋은 때는 아니지(It's not a Good Time to be a Nazi)’라고 말합니다. 전쟁이 끝나고 조조와 요키가 우연히 길에서 만났을 땐 ‘네가 죽은 줄 알았다’는 조조의 말에 “난 절대 안 죽나 봐!(Seems like I can never die!)”라고 말하죠. 감독이 그를 절대 죽이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다는 듯이.


이렇게 적어 두니 전쟁의 참혹함을 귀여움으로 덮어 버리는 영화 같지만, 그렇진 않습니다. <조조래빗>은 한 아이에게 어른들의 광기가 얼마나 잘 스며드는지, 또 반대로 그런 아이들도 사실은 얼마나 순수한지를 보여줍니다. 유대인은 머리에 뿔이 달렸다고 배우는 아이들이 무슨 죄겠어요. 일단 이 요키 입덕 영상을 한 번 보세요. 영화표를 끊으러 가게 될 테니!



 글은 틈틈이 뉴스레터에 기고한 글입니다.

일상을 풍성하게   콘텐츠를 추천받고 싶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행복한 직장인이 되려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