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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타치 Dec 30. 2023

성공이란 무엇인가

그림책을 읽은 후 달라진 생각

종이 신문을 구독한다. 인터넷으로 볼 수 있는데 굳이 신문을 구독하는 이유는 빅테이터가 뽑아서 눈앞에 들이미는 것이 싫어서다. 책소개가 가득 나오는 토요일 신문을 기다린다. 그중에 김소영 작가가 소개하는 지면을 기다린다. 부드러운 초록빛과 노란빛이 잘 어울리는 그림책이 소개되었는데 제목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속세에 찌든 느낌. 작가도 나와 같은 느낌이었다니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싶으면서 어떤 책일지 궁금했다. 원작은 백 년도 전에 베시 앤더슨 스탠리라는 사람이 글짓기 대회에서 쓴 글이다.

이미지 출처 pixabay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 존경을 받고

아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

정직한 비평가에게 찬사를 듣고

친구의 배반을 참아내는 것

아름다움을 식별할 줄 알며

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는 것

건강한 아이를 낳든 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

사회환경을 개선하든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때 이곳에서 살았으므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시만 읽으면 너무 교훈적이라 그냥 지나쳤을 것 같은데 이성표 작가의 그림으로 더없이 따뜻하게 다시 탄생했다. 호랑이들의 표정은 미소 짓게 만들고.

그림책을 읽기 전과 후에 <성공이란?> 질문에 대한 달라진 답변들을 목도하며 그림책의 힘을 다시 느꼈다. 그림책이 펼쳐내는 동심과 비슷한 아이들의 마음이 얼마나 변했겠냐 싶지만 물질만능주의가 만연한 현재를 살아가는 어린이들도 비슷하다. "성공이란 호텔살이요.", "취업", 가장 많은 대답이 "시험 100점"이었다. 겨우 8살의 1학년들이 말한 성공이다. 부모님의 생각이 많이 개입됐을 것 같다. 그중에 내가 생각하는 어린이다운 답변이 나와서 반가웠다. "쌩쌩이를 할 수 있게 된 것" 쌩쌩이를 한 하율이는 앞으로 얼마나 많은 성공의 기쁨을 맛볼까. 자주 행복할 거라 생각하니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수업 때마다 들려주는 이야기는 학원에서 겪은 이야기가 아닌 놀면서 일어난 사건들이 대부분이었다. 주말에 사촌들과 소꿉놀이를 하고 하교 후엔 놀이터에서 술래잡기를 하는 이야기 말이다. 독후 활동으로 말하기와 한 줄 문장을 쓸 때면 몸으로 직접 겪은 것들이 술술 나와서 두 문장, 세 문장은 기본이다. 모든 어린이들이 하율이처럼 자주 성공을 경험했으면 좋겠다. 달라진 답변에서 희망이 보이니 괜찮다. "우유 1컵을 다 마신 것", "그림을 완성 한 것", "검은띠를 딴 것".

어른들의 변화도 좋았다. 읽기 전에는 "자식의 독립", "편안한 노후"였는데 "손자들의 미소", "작은 행복들이 합쳐진 것"등으로 바뀌었다.

이미지 출처 pixabay

그렇다면 나에게 성공이란 읽어 준 그림책으로 인해 책을 가까이하게 되는 어린이가 단 한 명이라도 생기는 것,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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