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늘어지게 늦잠 자기 좋은 시간인데 조조할인을 받기 위해 알람을 맞추고 부지런을 떨었다. 이럴 때만 알뜰한 척한다. 아침잠이 많은 태영이도 나와 같은 시간에 알람이 울려서 고요하던 집안이 요란법석 난리도 아니다. 그 와중에도 세상모르게 자는 사람도 있지만 말이다.(남편 말고 우리 큰 아드님 말이다. 남편은 새벽에 일어나서 벌써 아침밥을 해놨다. 나는 나라를 구한 여자인가? 하하)
부지런한 남편 덕분에 아침밥까지 챙겨 먹고 졸린 눈을 비비며 아직 텅텅 빈 영화관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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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빅 히어로>가 떠오르는 동글동글한 로봇이 등장한다. (인간과 너무 비슷한 로봇은 무섭다는 태영이) 인간은 안 보이고 동물들이 사는 세상에 도우미 로봇이 떨어지며 펼쳐지는 이야기인데 로봇의 임무는 무엇이든 도와주는 도우미다. 집안일과 육아로 바쁘고 힘든 엄마 같다. 자식처럼 잘 키워준 기러기가 사춘기에 접어들며 도끼눈 뜨고 쳐다보는 장면에선 옆에 앉아 있는 아들에게 눈길이 간다.
'아들~ 찔리지 않니? 영화 같이 보자고 해서 너무 고맙구나.'
로봇 로즈의 고군분투를 보며 눈물이 차오른다.
태영이가 이 영화를 보자던 어떤 의도가 있었던 걸까? 엄마를 위로해 주려고? 영화가 끝나고 물어보니 이런 영화인 줄 몰랐단다. 그랬구나. 나는 사춘기 아들과 아주 평범한 현생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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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박한 요즘, 아니 각박함은 매일 갱신되고 있다. 조간신문을 보며 시작하는 아침은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잔인한 일들의 연속이지 않은가. 오늘자 신문을 보기 전에 더 먼저 본 이 영화는 무섭고 메말랐던 마음을 사르르 녹이며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인류애, 모성애, 동료애, 가족애 등등 사랑이 넘려 흘러 마르다가 쩍쩍 갈라진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의 쓰나미를 안겨주지 않을까 싶다. 왜 이리 거창하게 말하냐면 그만큼 좋았다는 표현을 하고 싶어서다. 비루한 글발로는 전달이 안될 것 같아 온갖 미사여구를 붙이는 이 와중에 그 또한 모자라다니. 하여튼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 영화를 보기로 결정했다면 꼭 챙겨야 할 준비물이 있다. 손수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