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처럼 찾아와 사라진 나의 아이에게(14)
딸의 유산 소식을 들은 친정부모님이 한달음에 달려오셨다.
주말 동안 엄마는 한솥 가득 미역국을 끓였고
열심히 챙겨 먹으라고 신신당부를 아끼지 않았다.
그날은 여의도에서 불꽃축제가 있는 날이었다.
거실 불을 끄고 모여 앉아
TV로 화려하게 터지는 불꽃을 보았다.
아빠가 말없이 손을 잡아 주었다.
유산소식을 전하며, 물에 젖은 딸의 목소리에
혹여나 딸이 나쁜 생각을 할까 싶어
아침 일찍 고속도로를 달린 나의 아빠.
부모님께 너무 나쁜 딸이 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워졌다.
임신 소식을 처음 전했을 때
너무나 기뻐하던 부모님의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난임병원을 다니고 있는 걸 알고 있었기에,
딸이 얼마나 많은 고민을 짊어지고 있는지 알고 있었기에
그간 내색 한번 하지 않던 부모님이었다.
지루하리만큼 오랫동안 화려하게 터지는 불꽃들을 보면서
빌고 또 빌었다.
다음에 찾아올 아기는 건강했으면.
너무 늦게 찾아오진 않았으면.
더 이상 모두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지 않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