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처럼 찾아와 사라진 나의 아이에게(17)
수술 후 일주일이 지났다.
수술 후 이틀 동안은 병원에 가서 소독을 받았고 항생제 주사도 맞았다.
근육주사로 맞는 항생제가 이렇게 아플 줄이야.
다리를 절게 만드는 얼얼함이었다.
처방받은 약을 하루 세 번 꼬박꼬박 먹었다.
자궁을 원래 크기로 되돌리는 수축제와
항생제와 진통제와 위장보호제 4알이었다.
경과는 나쁘지 않았다.
3일째 가서 본 초음파에선 출혈이 소량 남아 있으나
자연적으로 흡수되거나 배출될 거라고 하셨고
2주 뒤에 다시 보기로 했다.
엄마가 한솥 끓여놓고 간 미역국을 매일매일 꼬박꼬박 먹었다.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며 오래도록 잤다.
아침에 일어나면 가볍게 사과를 먹었고 청소를 하고
남편과 산책을 나가는 루틴으로 지냈다.
4일째가 넘어가니 통증은 거의 사라졌고
나는 오랫동안 꾸던 단꿈에서 깨어났다.
엄마가 되어본 기분 좋은 꿈.
구름 위를 걷는 것 같던 설렘이 가득한 그런 꿈.
명도와 채도가 높은 그런 곳에서 뛰놀던 꿈.
여름의 끝에 찾아왔던 아기는 나에게 행복한 꿈을 선사했다.
꿈에서 깨는 동안은 깨고 싶지 않아 정말 슬펐지만,
이미 깨어버린 꿈, 그만 슬퍼하고
쉬어가는 동안 나를 돌보며 다음에 찾아올 아기를 기다려야지.
또 다른 꿈에서 다시 만나자 아기야.
네가 있는 짧은 시간 동안 정말 정말 너무 행복했어.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