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처럼 찾아와 사라진 나의 아이에게(18)
남편이 태몽을 꿨던날, 나는 태몽을 썼다.
이 글이 다시금 아기에게 가서 닿길.
너무 늦지 않은 시기에 다시 찾아오길 간절히 바란다.
구름학교 연습생들의 비행일지
안녕? 나는 구름학교 연습생 루미야. 내가 다니는 학교 소개를 해줄게.
우리 구름마을 사람들은 날개가 있어. 날개 모양도 색도 다 제각각이야. 학교에서는 나는 법, 착륙하는 법, 지도 보는 법 등 여러 가지를 알려주는 데 우리가 가지고 있는 날개 모양도, 색도, 깃털의 양도 다 달라서 한 가지 방법으로만 나는 사람은 없대.
선생님이 그러시는데, 학교에서 멋지게 나는 연습을 하다보면 지구에서 편지를 받게 되는 때가 온대. 지구에는 안내자님이 계시는데 우리가 각자의 날개로 멋지게 날아 지구로 착륙하는 때를 기다리고 계신다고 하셨어. 지구로 착륙하다가 길을 잃으면? 지구에서 날아온 편지를 품안에 넣고 날아가다 보면, 안내자님이 기다리고 있는 창가의 불빛이 반짝반짝 빛이 난대. 그 빛을 따라 창문을 톡톡 두드리면, 환한 미소로 따스하게 날개를 접어 안아주는 안내자님을 만나게 되는 거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안내자님에게 멋지게 날아가 보자! 너희들이 지구 우편을 받는 날까지 선생님이 함께할게. 그럼, 오늘 수업 시작하자.”
첫 번째 수업시간은 기다림의 숨 시간이야. 손바닥을 맞대고, 온기가 퍼져가는 걸 느끼면서 가슴을 부풀려 보는 거야.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날개 모양이 다르듯이 몸에 있는 숨길도 다 달라서 이렇게 연습을 해야 온몸에 숨이 통하는 느낌을 알 수 있게 돼. 이때 알게 되는 느낌이 나는 연습을 할 때 정말 꼭 필요해.
숨 쉬는 연습을 마치고 나면 드디어 나는 연습을 해. 날기 위해서는 숨을 크게 들이마실 줄 알아야 한다고 선생님이 그러셨어. 배운 대로 가슴을 부풀려서 숨을 크게 들이킨 다음에, 흡! 몸에 있는 숨길을 따라 숨을 날개 끝까지 보내면, 깃털 사이로 사락사락 바람이 스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해. 그리고 발끝에서부터 톡, 톡 힘이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고 그러면 무릎이 작은 스프링처럼 튀면서 멋지게 날 수 있는 거야! 숨을 보낼 때 들리는 이 소리를 나는 용기소리라고 불러. 용기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귓가를 메우면 드디어 날개를 펴고 멋지게 날아갈 순간인거지.
“루미야, 조심해!”
“선생님, 저 오늘은 어제보다 높이 날아가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으악!”
아이쿠, 큰 소리 쳤는데 우당탕탕 떨어져버렸네. 사실은... 아직 날기가 무서워. 내 날개는 굉장히 조그맣거든. 항상 멋지게 나는 상상을 하는데, 얼마 날지 못하고 떨어지기 일쑤야. 배운 대로 숨도 쉬고 날개도 펼쳐보는데 날개가 작아서 그런지 항상 비행 직후에 날개가 욱신욱신하면서 떨어지더라고. 그래서 그냥 비행장 위를 신나게 날아다니는 친구들을 구경하곤 해. 친구들 날개는 정말 멋지고 예쁘거든. 색이 정말 고운 친구도 있고, 크기가 커서 양 날개를 펼치면 정말 멋지기도 하고, 깃털이 풍성해 바람을 모아 멀리 나는 친구도 있어. 그에 비하면 내 날개는 아주 귀엽지. 깃털도 꼭 필요한 만큼 몇 개뿐이라서 바람이 조금이라도 세면 왼쪽 날개부터 찌릿해져 와.
“루미야, 괜찮니?”
“선생님, 저는 정말 진짜로 잘 날 수 있는데! 잘 날고 싶은데 왜 자꾸 금세 떨어질까요?”
“루미야, 우리는 모두가 다른 날개 모양을 가지고 있어. 다른 친구들보다 느려도 매일 조금씩 연습하다 보면 잘 날 수 있게 될 거야.”
“그런 날이 올까요?”
“그럼그럼! 언젠가 능숙하게 잘 나는 때가 오면 지구로 날아갈 수 있을 거야. 그때가 언제인지는 우리 모두 잘 모르지만, 지구에서 루미를 기다리는 안내자님은 매일매일 창문을 닦으며 기다리고 있을 거야. 언제든 루미가 오면 반길 수 있도록. 그러니까 우리는 내일 또 만나서 연습하는 거야. 알았지?”
“안내자님은 정말로 매일매일 저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항상 궁금했어. 이렇게 매번 나는 게 무섭고 서툰데 편지를 영영 못 받는 건 아닌지, 안내자님이 너무 오래 기다리고 계시는 건 아닐지, 안내자님께 닿지도 못하고 어설프게 이상한 곳에 착륙하는 건 아닐지.
“어떤 안내자님은 아주 오랜 기다림을, 어떤 안내자님은 아주 찰나의 기다림을 보내. 또 어떤 안내자님은 먼저 도착한 친구와 헤어지고 다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 하지만 안내자님은 기꺼이 그 시간을 보내고 계셔. 기다림도 사랑의 한 방법이거든.”
“히히. 저는 정말 좋은 안내자님께 날아가고 싶어요. 선생님 내일 또 만나서 연습해요.”
그날 밤, 나는 비행일지를 폈어.
[오늘의 비행일지
오늘의 장면: 우당탕 쿵.
오늘의 문장: 사락사락, 톡, 톡. 용기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