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없이 대화하고 싶어요!

부담 없이 대화한다는 게 뭘까요?

by 고은지

[대화]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음.


하루에도 셀 수 없는 대화를 하면서 나는 대화에 고충을 겪는다. 대화는 정의만 봐도 어렵다.


마주 대하여.

일단 사람을 만나야 한다. 여기서부터 복잡해진다. 사람과 사람은 너무 다른 환경, 너무 다른 상황, 너무 다른 성격, 너무 다른 취향, ... 그냥 너무... 다르다. 우연히 어떤 면에서 일치한다고 해도 따지고 따지고 들다 보면 갈라진다. 이렇게 다른 사람이 두 명 있다면? 세 명 있다면? 만남부터 생각의 경우의 수가 가지처럼 뻗어가는 것이다. 마주 대한다는 것은 너와 내가 다르지만 그럼에도 함께 시간을 보내겠다는 의지가 따라줘야 한다.


이야기를.

이야기도 있어야 한다. 현상이든 경험이든 감정이든 이야기는 한 사람이 기억하고 있는 대로 모양이 완성된다. 인과관계가 무너져도 알 길은 없다. 편집된 이야기가 사실을 헤쳤을지 모르지만 대화에서 이야기는 필수적이니까 그럼에도 필요하다. 완벽하게 솔직하지 못한 이야기의 주인은 약간의 시치미까지 덤으로 요구된다.


주고받음.

제일 어려운 영역이다. 쌍방의 교류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많은 경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기 십상이다. 이끄는 사람과 이끌리는 사람이 생기고 지루함에 집중력을 잃기도 한다. 서로가 같은 에너지를 쓴다는 것은 가능성이 아주 낮다. 그랬다면 이야기가 너무 즐거워서 모든 대화가 이상적으로 아름다웠을 테니까. 기운이 다름에도 오고 가야 한다. 막힌 벽을 앞에 두고 내뱉는 말은 대화일 수 없다.


대화의 정의를 쪼개보니 아무리 봐도 더 대화는 고충일 수밖에 없다. 부담 없이 대화하고 싶다는 바람은 그렇게 대화가 어렵다는 걸 겪어봤기 때문에 생긴다. 대화를 하면서는 나랑 생각이 너무 다르다거나 진짜인지 믿을 수가 없다거나 휘둘리는 것 같다거나 오만가지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고 그 간극을 좁혀갈 때 조금씩 편해질 수 있는 것 같다.


어렵다고 해서 피할 수는 없는 법. 애먹고 골치 아픈 대화의 성질을 인정하고 그 환경에 자주 놓여보고 서로의 차이를 좁혀보기 위한 연습을 꾸준히 한다면, 이 부담스런 스트레스에서 차차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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