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를 괴롭히는 마음이 있다.
누군가 나에게 호의를 베풀었을 때
나는 정말 정말 온맘다해 감사하고 싶은데
내 마음에 불순물이 낄 때이다. (아무리 순도 100프로의 마음으로 바꾸려고 해도 안된다)
1.
이사했을때 친한 동생이 전등이 쭉 달린 줄(?)을 선물해주고 우리 집에 와서 한참 그 줄을 붙일 적절한 자리를 찾다가 결국 복층에 땀을 뻘뻘 흘리며 붙여줬다.
아뿔싸 나는 전세인인데 벽에 붙여버렸지만, 벽지 안뜯어지게 하는 스프레이(?)가 있다고 나를 안심시켰다.
분위기 내라고 붙여줬지만 나는 잘때만 복층에 올라올 뿐더러 이미 나에게는 손쉽게 끄고 켤 수 있는 감성뿜뿜 스탠드가 있다.
너무 고생해서 붙여줬지만 나는 거의 쓰지 않고
볼때마다 이사갈때 잘뗄 수 있겠지..? 하는 걱정이 든다.
2.
생일에 의류, 악세서리 등을 선물로 받았는데
나에게 너무 불편하거나 이미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의 경우
는 늘 난감하다.
특히 이사를 하며 입지 않지만 선물받아 나눔하거나 버릴 수가 없는 옷들이 많음을 알게 되고 지구지킴이가 되기로 결심한 올해는 고마운 마음에 불순물이 많이 끼어서 너무 미안했다. (물론 나만 아는 불순물이지만,,)
남자친구는 속내를 다 터놓고 이야기 하는 사이고 같은 지구 지킴이라서 솔직하게 말해서 환불했다.
(그 과정 속에서도 마음이 너무 괴로웠다. 나를 위해 검색하고 주문하고 포장한 시간이 너무 미안했다. 그리고 그냥 불편해도 참고 입지 못하는 내 자신이 미운 마음에 성숙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 같다)
3.
어떤 친구는 내가 생일에 필요한 거 없다고 하니까 연극을 보여줬다. 정말 너무너무 좋은 선물이고 나도 다른 친구 생일에 써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영화나 밥보다 오래 남고 뮤지컬 보다는 부담이 덜하니까!)
이 때 100프로 감사만 하면 되는데
너무 만족스러운 나머지,,, 이와 반대로 나의 마음을 힘들게 한 다른 친구지인들의 선물 목록이 생각나버렸다.
진짜 이 마음의 불순물들을 어떻게 해야하나
4.
영국 어학연수 시절, 친구가 내것까지 축구 티켓을 결제했지만 그 웹사이트에서 솔드아웃된 티켓을 팔아서 우리는 경기장에 입장하지 못했고 환불을 요청했다.
환불해주겠디고 했지만 일처리가 늦어져서 그런지 아직도거기서 내 친구한테 돈을 보내주지 않았다.
친구는 온오프라인으로 절대 내 돈을 받지않고 (반만 준다고 해도..아무리 설득을 해도..)
제발 걱정하지 말라고 문제 없다고 하지만
연락할때마다 우리의 대화는 항상 왜 아직도 돈 안보내주냐고 내가 화내는 걸로 이어진다(..)
친구는 해피한 마음으로 내게 연락을 해오지만
나는 친구가 환불을 받기 전까지 마냥 100프로 해피할 수 없고 마음에 불순물이 끼어있다.
친구는 결국 환불을 못받아도 내 돈을 받지않을 것을 알아서 그럴까 왜 이 호의는 나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일까 흑.
나는 연약한 인간이라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자연스러운 마음인 걸 안다.
하지만 누군가의 호의에 불순물 하나 없는 마음으로 감사하고 감동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내 마음에 거름채가 필요하다.
이건 나의 큰 욕심인 것일까?
내가 나의 부족함을 더 인정하면 덜 괴로워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