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초대형 고층 복합건물로 대피하고, 길거리를 걷는 것이 힘든 것만큼. 이번 여름 열기가 이상 현상일만큼 유난하게 느껴지는 건 나만일까? 기억에 작년 외신에서는 이상 열대현상에 열일 떠들었는데, 정확히 일 년 후 한국이 불타고 있다.
서울 올림픽 공원 내 자리 잡은 소마미술관에 갔다. 서울에 이렇게 광활한 녹지공간이 자리 잡은 것도 놀랍지만, 열기 탓에 산책을 할 여유가 없다.
한국 근대 단지 한국만 아니라, 근대는 일반 대중에게는 고통의 역사지만, 소수의 엘리트들은 그 와중에도 예술을 지속했다. 대중이 알고 있는 역사는 누군가에 의해 왜곡이 되었겠지만, 근대는 매혹적이다. 산업화가 진전되고. 신문명과 구역사와의 충돌. 한때 근대를 주제로 한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도 이러한 격변기에 대한 향수와 매혹에 근거하고 있을 것이다. 무엇이 사실일지 일반인은 아마 거의 알지 못하겠지만.
이름은 들어봤지만, 잘 몰랐던 화가들의 그림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중섭, 장욱진, 이인성. 유영국. 김환기. 다만 시대적으로 작가의 대표작만을 엄선한 느낌이라서 아쉽다. 외국 전시는 관람 후 돈 아깝지는 않을 만큼 풍성한데, 그 정도의 대규모 전시는 아니었다;;;그러나, 이러한 걸작들을 한데 모으기도 힘들었을 것 같다.
모든 대가의 그림이 다 인상적이지만, 천경자 화가의 작품은 인상적이었다. 색채에서 몽환적 느낌을 준다. 화가가 스페인, 아프리카 등지를 여행하고 그린 그림인데 , 화가가 느꼈을 이국적인 느낌이 그림에 생생하게 나타난다. 뮤지엄샵에서 고액의 판화를 판매 중이었는데 원화의 느낌이 전혀 나지 않았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추상화를 그릴 때 화가들은 어떤 의도로 작품을 고안하는 것일까? 작가들도 서로에게 영향을 받고, 미국, 프랑스, 일본등 각 나라의 미술 사조에 영향을 받는 것 같다.
날씨가 더워서 칩거했지만, 돌아다녀야겠다. 사는 곳을 바꾸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시간을 달리 보내는 법. 인생을 바꾸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고 한다.
북한에서 활동한 화가의 작품도 있다. 인간과 사회에 지친 사람들에게는 동감이 갈 수 있는 참혹 하다 못해 기괴한 작품이 극도의 부조리와 고통을 묘사한다.
장욱진의 작품이나 박수근의 작품처럼 따듯함이 묻어나는 작품은 위안을 준다.
서울은 어떤 면에서는 매혹적이다. 인생 모 있나
맛있는 거 먹고, 아름다운 것 보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새로운 것 배우고, 경험하고, 조금씩 자신을 발견해 가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