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영화를 찾는다면
뉴욕 브루클린을 배경으로 음식을 매개체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자고 말하는 영화
에이브는 요리에 관심이 많은 소년이다. 스스로를 셰프라고 생각할 정도이다. 본격적으로 요리 관련 일을 찾다가 브라질 출신 요리사 치코의 푸드 트럭 사업장에서 쓰레기 버리기 등 잡일(영화에서는 기초라고 표현된다)부터 시작해 칼을 잡고 요리를 배우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인스타그램에 푸드트럭에서의 일과를 올린다. 치코의" 이질적인 것이 하나가 되었을 때 멋진 요리를 만들어내는 요리철학"을 표방한 퓨전 레스토랑은 두 종교의 ‘화합’ 더 나아가 다른 것을 인정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영화의 주제를 드러낸다.
에이브를 갈등하게 하는 것은 아버지는 팔레스타인 무슬림, 어머니는 이스라엘계 유대교 출신이라는 것. 그리고 종교에 집착하는 양가의 조부모님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에이브에게 종교는 사람들을 싸우게 만들 뿐이라며, 종교에 의존하지 말라고 하지만, 어머니 쪽은 종교는 정체성의 문제라며 종교를 고수한다.
이 문제로 인한 갈등 탓인지 평소 언쟁을 자주 하던 부모는 에이브에게 별거를 고하게 된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두 번, 첫 번째는 에이브가 푸드 트럭 사업장에 나가는 것을 알게 된 부모와 갈등을 빚는 장면, 두 번째는 모처럼 양가의 종교의 전통음식을 활용한 퓨전음식을 준비해 두 가문의 화합을 찾으려 한 에이브의 시도가 조부모들 간의 언쟁으로 무참히 무너지는 순간이다. 그러나 가출한 에이브를 찾으러 다니는 과정에서 두 가문은 화해를 하게 되고(힘든 와중에도 음식은 위로가 된다.) 브루클린 강가를 배경으로 치코의 푸드 트럭에서 대마가 들어간 아이스바를 먹는 것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물론, 팔레스타인-이스라엘 간 해묵은 논쟁을 포함 인간사의 수많은 갈등이 이렇게 쉽게 풀릴 리가 없다. 그러나, 영화에서 할아버지가 에이브에게 그의 시대에는 “평화가 찾아올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조부모와 부모를 거쳐 종교에 대한 집착이 점차 완화되어왔듯 새로운 세기에는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 같은 갈등도 희미해지고 해결책을 찾게 되지 않을까?
<인상 깊은 대화>
아버지가 종교에 대해 말하며 “종교는 사람들을 싸우게 할 뿐이야. 논리적으로도 말이 안 되지”
어머니가 종교에 대해 말하며 “종교는 하나의 메타포라고” 이 말은 런던 여행 때 본 뮤지컬 북 어브 모르몬 (The book of mormon)에서도 나온 말인데. 이 말은 어쩌면 종교에 대한 진실에 가장 가까운 말인 듯했다.
“천국은 그냥 하나의 관념이며 이 세상에서 정답고 평화롭게 살면 된다고”.
“인생의 아름다움은 추함을 드러낸 이후에 나타난다.” (양가 가족이 에이브가 준비한 음식을 깨끗이 먹어치우고 남은 잔해를 설거지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대사이다. 설거지를 한 후에 느끼는 상쾌함을 생각하면 된다. )
음식이란 단순한 생계를 위한 에너지 보충에서 문화적, 심리적, 정체성과도 관계된다. 그리고, 요리책을 보는 것은 힐링이 된다. 그런 느낌으로 본 영화, 음악도 훌륭하다. 오랜만에 본 착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