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겐 형제 감독의 영아메드를 보았다.
아빠없이 엄마, 형과 사는 13세 소년 아메드,
게임을 좋아하는 평범한 소년이었으나, 이슬람 지도자 이맘의 영향아래 점차 이슬람 근본주의 급진적인 종교에 집착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에 걱정을 보이는 엄마에게 술주정뱅이라고 욕을 하기도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난독증을 고쳐준 헌신적인 아랍어 교사를 죽여야 한다는 망상을 품게 된다. 유대인 남자친구를 두어서 배교자가 되었다는 이유이다. 망상을 실행에 옮기며, 아메드는 발목에 칼을 숨기고 범행을 도모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교정시설로 이송된다.
영화의 장점은 이 교정시설인 듯 싶다. 이 교정 시설에서 누구도 아메드를 범죄자 취급하지 않는다. 심리 상담가나 관련된 성인은 모두 아메드를 잠재 범죄자라기 보다는 나쁜 어른인 이맘에게 세뇌되어 현혹된 작은 영혼으로 성심성의껏 보살핀다.
더구나, 아메드는 축사현장에서 아르바이트 식으로 일을 하는데, 이곳에서 소녀를 만나게 되며 첫사랑!에 눈에 뜨게 된다. (영화를 보면 이 소녀는 대개 저돌적이다. ㅎㅎ. 소년에게 첫키스를 유도하고, 천국은 없는 것!이라며 무슬림이 되라는 아메드의 요청을 단번에 거절할정도로 당차기도 하다.) 피해자인 아랍어 교사를 만나는 자리에서, 축사에서 얻은 치솔을 갈아만든 흉기를 숨긴 아매드는 두번째 살인을 시도하나, 아랍어 교사가 현장에서 울어버려 두번째 시도도 무산된다.
"무슬림이 되어달라는"시도를 거절한 소녀를 찾아가 밀어버리고 교정시설에서 도망을 간 아메드는 다시 아랍어 교사를 찾아간다. 온통 폐쇄된 교사의 거주지에 침입하기 위해 온갖 시도를 하고 지붕까지 올라간 아메드는 결국 떨어져 다치고 만다. 여기까지 아메드는 불쌍하긴 하나 괴물 같았다. 자신을 도와준 여교사를 왜 그토록 죽이려고 할까. 이 작은 괴물에 의해 죄없는 여교사가 희생되느니 차라리 작은 괴물이 지붕에서 떨어져서 다행이다. (대부분 이러한 시각이 한국 사회의 시각일 것이다. 심지어 축사의 소유주 가족이 아메드를 편견없이 대하며, 아메드를 자신의 딸과 놀게 할때, 나는 축사의 소유주 가족의 관대함이 무책임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한국사회라면 당연히 아메드를 배척했겠지.)
그러나, 아메드는 피를 흘리며 여교사에게 "죄송했다며' 사과를 하고, 여교사는 엠불란스를 부르러갔다.
이 영화를 보며, 나는 영화에 나오는 선의가 현 사회에서도 통용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현재는 대개 자신과 자신의 이익외에는 놀랍게도 타인에게 무관심한 사회가 되었으니 말이다. 현대 사회는 아직 어린 아메드에게 부정적 인식을 심어준 이맘같은 어른들이 존재하는 세계이다. 그러나, 이맘을 제외한 영화속의 성인들은 너무나 어른답고, 관대하며, 성숙하다. 결국, 선의로 가득한 세계에서 아이는 바르게 자라난다. 영화의 메시지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