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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wan Feb 12. 2021

니클의 소년들

** 스포가 있습니다.


인간은 연약하다. 인류 역사를 보면 소수의 엘리트가 다수를 지배했다. 왕, 귀족, 군사, 사제들.. 그들은 권력과 부를 가지고 그 부를 활용하여 축적하며, 부와 권력을 증식해 나간다. 부를 축적하기 위한 타인에 대한 수단화는  자기 영토 내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영토를 침략하여 타국의 주민들을 식민지화는 방식으로 확장해 냈다.  유발 하라리가 말하듯 여태까지의 역사는 지배자들에 대한 서술이 대부분이 었다고 한다. 그럼 다수에 속하는 일반인들의 삶은 어떠하였을까? 평범한 이들, 지배받는 이들도  어떻게든 삶을 지속해 나간다..


2020년 퓰리처상 수상작이라고 하는 <니클의 아이들> 은 인간이 다른 인간을 착취하는 방식, 그리고 억압받는 인간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보여주는 드라마라고나 할까?


마틴 루터 킹의 연설을 소중히 듣고, 할머니 헤리엇의 보호 아래 자라나고 있는 흑인 소년 엘우드, 또래 흑인 소년들이 자신들을 무자비하게 대하는 사회에 복수라도 하듯 비행과 탈선에 몰두하는 것에 대조적으로, 책을 좋아하고 대학에 가서 공부하고, 흑인 인권운동을 하겠다는 꿈을 갖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소년이다.

그러나, 그는 차를 잘 못 얻어 탄 죄로 누명을 쓰고 니클이라는 감화 학교라는 곳에 끌려가게 된다. 그러나 이  곳에서 흑인소년들의 인권은 유린되며, 학교 수익창출을 위한 강제 노동에 시달리고, 강간과 구타 및 살인까지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끔찍한 곳이다.  엘우드는 다른 아이들이 괴롭히고 있는 아이를 도와주었다는 이유만으로 구타 시설에서 기절할 정도로 얻어맞는다.


소년 엘우드는 점차 이 곳에 적응해 간다.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시키는 대로 하는 순응적인 인간으로 변모한다. 하지만 엘우드는 알고 있다. 자신이 적응해간다는 것은 망가져간다는 것을..  학교가 소년들을 다스리는 방식, 폭력 속에서 오직 이 곳에서 적응하여 살아남는 것이 전부라고 믿는 인간으로 망가져 간다.  엘우드는 이 곳의 참상을 감사관들에게 알리려는 시도를 하지만,, 결국 돌아오는 것은 죽음이다.. 이 책에서는 엘우드가  니클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을 보여주는데, 사실 엘우드는 니클을 탈출하려는 과정에서 죽었고, 터너라는 엘우드와 니클을 같이 탈출한 소년이 이후 엘우드로 살아간다는 반전이 있다.


똑똑하고 착하고 정의로운 엘우드, 엘우드가 지옥 같은 니클에서 살아남아 성인이 되고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였으면 바랬다. 그러나, 이상주의자 엘우드는 죽고, 현실적이고 체제 내에서 생존 방식을 터득한 유들 유들한 터너는 살아남는다.


결국 니클의 참상은 외부로 알려지나,  소년들을 착취하고 괴롭혔던 가해자들은 오랫동안 살아남아 그들의 죄를 부인한다. ( 이 이야기는 실제 발생한 일을 토대로 구성한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 있었던 도가니 사건 비슷한 사건이 있었던 것 같다. )


니클의 삶에 비하면 현재 우리의 삶은 자유롭다.  그러나, 돈과 권력이라는 현실의 작동원리는 동일한 것 같다.   책을 읽으면 씁쓸한 여운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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