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경제시대, 취향과 공감을 판매합니다
물리적 상품과 디지털 상품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상품들은 실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화장품이나 의류처럼 현실 세계에서 직접 만져보거나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을 '물리적 상품'이라고 정의해보겠습니다. 물리적 성질을 갖는 상품은 아무리 가볍고 작은 것이라도 생산, 가공, 변형에 에너지와 비용이 들어갑니다. 또한 주문으로부터 소비자에게 배달이 될 때까지 시간이 걸리며, 배달과정에서 제품이 파손되거나 분실될 위험 등이 따릅니다.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가 제품을 받아본 후 자신의 기대와 일치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물리적 상품은 그 자체에 가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테리어 소품인 장식장은 그 자체가 물리적인 물체이면서 동시에 가치를 갖습니다. 장식장은 디자인과 색상, 사용된 재료, 크기, 편리성과 같은 물리적인 속성이 중요합니다. 물리적 상품은 특정 공간을 차지하며 상품 폐기 시에도 비용이 들어갑니다. 또한, 싸게 판매한다고 해서 수요가 무한히 늘어나지 않고, 다른 상품과 결합한다고 해서 가치가 무한정 올라가는 것도 아닙니다.
반면 '디지털 상품'은 생산, 유통, 소비가 모두 디지털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제품을 판매한 후에도 제품이 소멸되지 않으며, 제품에 대한 수정이 용이하고, 얼마든지 재생산해낼 수 있습니다. 모바일 게임, 애플리케이션, 웹툰, 전자책 등의 디지털 상품은 일단 생산이 되면 그 형태와 품질을 영구히 유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카세트테이프와 같은 물리적 상품은 반복해서 듣거나 오랫동안 보관하면 음질이 떨어지지만, 디지털 형태로 제작된 음원은 시간이 흐른 후에도 음질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디지털 상품은 또한 상황에 따라 콘텐츠를 쉽게 수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쇄물 형태로 출간된 책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하지만, 전자책 형태로 제작된 디지털 파일은 언제든지 손쉽게 수정을 할 수 있습니다.
물리적 상품과 디지털 상품을 구분해본 이유는 사업전략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물리적 상품부터 접근해보겠습니다. 전통적인 비즈니스는 대부분 물리적인 세상에서 이루어졌습니다. 화장품, 의류, 운동화와 같은 제품부터 호텔과 같은 사람 중심의 서비스 등이 대표적입니다. 물리적 상품의 사업전략은 원가 우위, 차별화, 집중화(틈새시장)가 있습니다.
원가 우위 전략은 말 그대로 원가를 낮추어서 경쟁우위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낮은 원가란 절대적이라기보다는 상대적인 원가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 등 몇 가지 제품군으로 원가 우위를 실현하고 있으며,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모든 기종을 보잉 737기로 통일하여 비행기 운행과 유지보수에 들어가는 원가를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최저가로 원가를 낮추는 것만이 원가 우위가 아닙니다.
물리적 상품은 규격, 강도, 내구성, 디자인과 같은 그 제품의 물리적 특성에 의해 가치가 결정됩니다. 또한 물리성 때문에 제품을 생산하는데 반드시 변동비가 들어갑니다. 생산기술이 발전하고, 대량 매입 등을 통해 얼마간의 원가를 낮출 수는 있지만, 물리적인 제품은 기본적으로 변동비를 없앨 수는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원재료나 노동력을 싼 가격에 조달하거나, 생산 단위를 크게 해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차별화 전략은 자사의 상품을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와 구별되는 독특한 것으로 인식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위해 기업은 기술, 디자인, 상표, 편리한 유통망, A/S 체계, 대고객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법을 활용하곤 합니다. 다른 제품과 서비스와 뚜렷이 구별되는 차별화에 성공하면 기업은 산업 내에서 평균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됩니다. 또한 고객은 기업과 브랜드를 신뢰하게 되면서 가격을 크게 중요시하지 않게 됩니다. 이를 통해 기업은 경쟁적인 대결에서 벗어날 수 있고 수익이 증가하게 됩니다.
차별화 전략은 품질이나 기능, 브랜드 이미지와 같은 다양한 곳에서 가능합니다. 물리적 상품의 특성상 기능이나 품질을 차별화하다 보면 비용이 추가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먹거리 상품의 재료를 유기농으로 변경한다면 비용이 추가됩니다. 또한, 유기농이라는 특성에 맞는 물리적인 공간이나 생산공정을 필요로 하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물리적인 제품의 차별화를 진행할 때는 그 비용을 충분히 상쇄하는 것으로 제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틈새시장 전략은 특정 성격을 가진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시장이 존재할 때 사용하는 전략입니다. 산업 내에서 전반적인 경쟁우위를 획득하지 못할지라도 목표로 하는 시장에서는 경쟁우위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식용유는 과거에 콩으로 만든 하나의 종류만 있었습니다. 그런데 건강하면서 다양한 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짐에 따라 식용유 시장이 세분화되었습니다. 올리브유, 포도씨유, 카놀라유 등 종류와 가격이 다양해지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도 넓어졌습니다.
틈새시장 전략은 몇 가지 제약조건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 고객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알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고객 또한 어떤 기업이 자신의 독특한 니즈를 충족해줄 수 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즉, 어딘가에 서로의 필요성은 있지만 이것을 매칭 시키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두 번째는 대중시장으로 확장에 한계가 있습니다. 어떤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알아내고 그 고객을 찾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물리적인 제품의 특성 한 무수한 고객의 니즈를 모두 충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물리적인 제품은 생산과 가공, 변형에 들어가는 비용이 크기 때문에 대중시장으로 확장에 한계가 있는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틈새시장이란 중소규모의 마켓 세분화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틈새시장 전략은 ‘원가 집중화’와 ‘차별적 집중화’로 다시 구분이 되기도 합니다. '원가 집중화'에서는 목표로 하는 세분화된 산업에서 원가 우위를 추구하는 반면, '차별적 집중화'에서는 목표로 하는 세분화된 산업에서 차별화를 추구합니다. 원가 집중화는 세분화된 산업에서 원가 행동의 차이를 이용하는 반면, 차별적 집중화는 특정 세분화 시장에서 구매자의 특별한 욕구를 이용하는 전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