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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략 #4. 후방산업과 전방산업 분석이 필요한이유

기업에서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할 때 고려돼야 할 요소들은?

기업에서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개인 차원에서의 활용이고, 두 번째는 특정 직무나 부서 단위에서의 도입, 그리고 세 번째는 기업 전사적인 차원에서의 통합적 활용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기업이 전사적으로 생성형 인공지능을 도입하려고 할 때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AI 전략, 후방산업과 전방산업을 분석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글은 도서 <AI 빅 웨이브, 기술을 넘어 전략으로>, <AI를 활용한 경영전략 수립>, <비즈니스모델 사용설명서> 등의 내용이 참조되어 구성되었습니다.


기업에서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방식

기업에서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시작은 개인 단위에서의 활용입니다. 예를 들어, 마케팅 담당자가 챗GPT를 이용해 초안 콘텐츠를 작성하거나, 기획자가 퍼플렉시티에서 최신 통계를 찾아보거나, 제미나이로 시장 동향을 확인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이때 어떤 서비스를 사용할지는 직무와 무관하게, 평소에 익숙한 도구이거나 최근에 이슈가 되었거나, 무료와 유료 여부에 따라 선택되는 경향이 많습니다. 즉, 사용자의 편의와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선택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개인 활용 단계는 조직 전체 전략이나 시스템 구축과는 다소 거리가 있으며, 개별 직원의 일상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회사의 보안 정책이나 개인정보 보호 기준을 준수하는 것이 기본 전제가 됩니다.


그다음 단계는 부서나 직무 단위에서 AI를 도입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고객센터에서는 채널톡처럼 AI 기반의 자동 상담 도구를 도입하고, 마케팅 부서는 부서 전용 GPTs를 만들어 카피 작성이나 광고 소재 기획에 활용하며, 인사팀에서는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직원들의 문의를 자동 응답하는 구조를 갖추는 식입니다. 이 단계는 도입 목적이 명확하고, 해당 부서의 업무 흐름과 데이터 특성에 맞춰 설계할 수 있어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고도화된 수준은 기업 전반에 걸쳐 AI를 비즈니스 모델 자체에 통합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이커머스 기업은 고객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추천 알고리즘을 운영하고, 물류 기업은 실시간 교통과 재고 데이터를 활용해 배송을 자동으로 최적화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AI가 단지 업무를 도와주는 도구를 넘어서, 수익 구조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게 됩니다. 그만큼 데이터 설계, 시스템 인프라, 조직 운영 체계, 법적 리스크 등 여러 가지 복잡한 이슈를 함께 고려해야 하며, 실행에 앞서 훨씬 더 세밀한 전략과 사전 준비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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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방산업과 전방산업 분석이 필요한이유

후방산업과 전방산업을 바라보는 이유는?

이렇게 생성형 AI 활용이 점차 확장되면서,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고민이 있습니다. 바로 "기술을 도입하면 정말 효과가 있을까?"라는 질문입니다. 단순히 AI를 적용하는 것만으로는 성과를 보장할 수 없습니다. 기술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준비된 환경이 필요하고, 고객과 시장이 그 가치를 체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때 중요한 관점이 바로 '후방산업'과 '전방산업'입니다.


인공지능(AI)을 도입하려는 기업(수요기업)은 기술이 작동할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단순히 기술을 구매하고 설치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AI는 기본적으로 데이터 기반의 기술이며, 이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내부에 축적된 데이터가 충분히 정제되어 있는지, 연산을 처리할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는지, 그리고 이 기술을 통해 어떤 고객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지를 종합적으로 고민해야 합니다.


AI 도입이 기술적 이슈를 넘어서 전략적 과제로 연결되는 이유는, 바로 ‘후방산업’과 ‘전방산업’이라는 두 가지 관점이 함께 고려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후방산업은 AI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기 위해 필요한 기반 요소들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데이터의 품질과 양,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컴퓨팅 자원과 반도체, 클라우드 인프라, 알고리즘과 같은 요소들이 여기에 해당하죠. 이 기반이 안정적이지 않으면 아무리 뛰어난 알고리즘을 적용하더라도 실제 서비스로 연결되는 과정에서 병목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전방산업은 AI 기술이 실제로 적용되어 시장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영역입니다. 즉, 최종 사용자나 고객이 존재하는 접점이며, 여기서는 기술 자체의 성능보다는 고객의 니즈와 시장의 속도가 더욱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기술이 아무리 정교해도, 시장과 맞지 않으면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AI의 성공 여부는 후방과 전방이라는 두 축이 얼마나 잘 맞물려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산업과 경쟁구조를 어떻게 바꾸는가?

우리는 왜 AI를 도입하려는가?

그렇다면 다시 질문을 해봐야 합니다. "우리 기업은 왜 인공지능(AI)을 도입하려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대체로 두 가지 방향으로 나뉩니다. 하나는 내부 역량을 효율화하기 위한 전략입니다. 생산성을 높이고, 원가를 절감하며,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를 자동화하는 것이죠. 제조업에서 공정 자동화, 설비 고장 예측, 품질 검사 등에 AI가 활용되는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주로 분석형 인더스트리얼 AI가 효과적입니다.


또 다른 방향은 고객 경험을 혁신하려는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 고객의 문의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거나, 개인의 취향에 맞춘 마케팅 콘텐츠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방식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처럼 외부 접점에서 고객과 직접 상호작용하며 가치를 제공하는 방식은 생성형 프론트 AI를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보다 적합합니다.


이 두 가지의 방향성은 단순히 기술 선택의 문제를 넘어, 후방산업과 전방산업의 구조와도 깊게 연결됩니다. 데이터와 인프라 등 후방의 안정성이 뒷받침돼야 내부 효율화 전략이 현실화될 수 있으며, 고객과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전방에서의 경험 혁신이 가능해집니다.


결국 수요기업이 AI 전략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기술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생태계 전체를 바라보는 넓은 시야를 가져야 합니다. 후방과 전방이라는 두 가지 관점을 통합적으로 분석하고, 우리 기업이 어떤 위치에 있으며 어떤 전략이 현실적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AI 도입의 핵심이 됩니다.


기술을 활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AI 전략을 제대로 세우려면, 기술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있는가를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 이커머스 기업이 고객 응대에 AI 챗봇을 도입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 목적은 고객의 문의에 24시간 자동으로 응답해 상담 인력을 줄이고, 응대 품질을 높이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챗봇의 성능은, 과거 고객 문의 데이터를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고객이 자주 묻는 질문, 불만 유형, 이전 응대 내용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지 않다면, AI는 똑똑하게 학습할 수 없습니다.


또한,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할 시스템이 안정적인가, 보안은 충분한가도 따져봐야 합니다. 만약 이런 기반이 부족하다면, 클라우드 기반 고객지원 솔루션을 도입하거나, 챗봇 전문 서비스 업체와 협력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내부 서버에 직접 설치할지, 아니면 AWS나 네이버 클라우드 같은 SaaS 솔루션을 활용할지도 기업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에게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선택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입니다.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상담 데이터에는 이름, 연락처, 구매 이력 등 민감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저장하고 가공할지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특히 클라우드를 쓴다면, 국내 서버를 선택할지 해외 서비스를 쓸지에 따라 법적 책임 범위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외부 데이터 처리 업체와 협력할 때도, 개인정보 보호 기준을 제대로 지키는 곳인지 반드시 사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실제로 데이터를 제대로 비식별화하지 않고 외부에 넘겨 문제가 되는 사례도 있으니, 철저한 사전 점검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AI를 단기 프로젝트로만 바라보지 말고 장기적으로 활용할 계획이 있다면, 외부 솔루션에만 의존하지 않고 내부 역량을 키우는 전략도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외부 기술로 시작하더라도, 점차 우리 조직 안에 AI를 운영하고 개선할 수 있는 인력을 두고, 데이터를 직접 가공하고 챗봇의 응답 품질을 관리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렇게 해야 AI를 단순히 쓰는 기술이 아니라, 우리 조직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자산으로 키울 수 있습니다.


이 모든 판단의 출발점은 결국 후방산업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됩니다. 지금 우리가 가진 기술 환경이 얼마나 성숙해 있는지, 비용은 얼마나 들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그래야 AI 기술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고, 그것이 우리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쟁력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고객이 체감하지 못하면, AI도 의미 없다

AI를 도입하는 이유는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후방산업이 내부 시스템과 운영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면, 전방산업은 고객과 직접 맞닿아 있는 접점입니다. 다시 말해, 인공지능은 고객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해 주거나, 고객이 ‘정말 필요하다’고 느낄 만큼의 새로운 가치를 제안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가치에 대해 고객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의지가 있는지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많은 기업이 간과하는 부분은, 고객의 입장에서 '있으면 좋은 기능' 정도로 인식되는 기술은 실제로 선택받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고객이 진짜로 원하는 것은 문제 해결입니다. 예를 들어, 유통 기업이 AI 기반 추천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한다면, 단순히 개인화된 추천을 제공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추천이 실제로 구매 전환으로 이어지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고객이 느끼기에 유용하지 않다면, 기술은 단지 비용만 소모하게 될 뿐입니다.


제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AI를 활용해 제품의 품질을 높이고 불량률을 줄였다고 하더라도, 고객이 그 차이를 직접 느끼지 못한다면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제품의 내구성이 향상되어 A/S 요청이 줄어들고,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다면 그것은 분명한 가치로 연결됩니다. 결국 AI는 고객이 ‘확실히 좋아졌다고 느낄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낼 때만 사업성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전방산업 분석은 유통 전략과 수익모델 설계에도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AI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었다면,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고객에게 제공할지, 그리고 그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비용을 청구할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제조업체가 자사 제품에 AI 기반 모니터링 기능을 추가했을 때, 이 기능을 제품 가격에 포함시킬 것인지, 별도의 구독 모델로 운영할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이처럼 전방산업 분석을 통해 고객의 니즈, 시장의 흐름, 경쟁사의 움직임까지 파악할 수 있다면, AI 도입 전략은 훨씬 현실적이고 정교해질 수 있습니다. 아무리 기술적으로 훌륭해도, 고객이 '좋다'라고 느끼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결국 AI 전략은 기술이 아니라 '고객 경험'을 중심에 두고 설계돼야 하며, 이것이 바로 전방산업 분석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AI 기술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판을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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