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unjoy Aug 12. 2023

몸과 마음을 연결하는 힘

다시 요가; 나마스떼

다시 새벽요가를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다섯 가지 중에 ‘아침’도 들어갈 만큼 본래 타고난 아침형 인간인데, 혼자 일하게 되면서 최근 잠자리 시간이 매우 늦어졌다. 2시? 3시?

회사를 다닐 때도 무조건 7시 이후에는 더 일을 하지 않고 오히려 조근?(아침+야근)을 하는 편이다. 아침 일찍 가서 일을 하는 것이 집중력과 효율성이 더 좋았다. 그러던 내가 어느 순간 패턴이 무너지더니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어졌고 하루가 피곤한 악순환의 고리가 걸린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나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자마자 출근도 하기 전에 요가학원부터 알아봤다. 일하는 곳과 가까운 곳에 요가학원을 찾았다. 다시 원래의 싱싱한 아침을 되찾고 싶었다. 미라클 모닝을 요가로 자연스럽게 루틴을 만들고 싶었다.

5시 30분에 일어나 간단히 씻고 버스를 탄다. 버스에 조조할인이라니;;; 처음 알았다. 06시 50분~ 8시(70분) 동안 한다. 잠이 반쯤 덜 깬 상태에서 눈을 반쯤 감고 요가를 하면 몸이 더 잘 늘어나는 느낌이다. 요가가 끝나고 마무리 자세인 송장자세 즉 '사바사나 아사나'를 할 때 잠깐이지만 진짜 잠은 잠에 든 적도 있다.

첫 수업에 의욕이 넘쳐, 다음날부터 3일은 정말 근육통으로 고생했지만, 기분 좋은 통증이었다.

몸이 훨씬 개운하고 하루가 활기차다! 이젠 늦게 자도 요가 갈 생각에 눈이 떠진다.


나에게 요가란? 숨을 쉬는 것이다.

20대에는 욕심 많고 조급한 마음들은 쇄골 길이만큼의 호흡을 허락했고 항상 헐떡거리는 느낌에 어깨는 늘 솟아있었다. 늘 의욕이 넘치는 나는 스스로 그 에너지를 다루지 못해 버거웠고, 줄줄 새는 느낌이었고 항상 산만했다. 나는 요가를 헬스보다 지겹지 않은 운동 정도로 생각하고 하다가 말다가를 반복했으며 요가 수업 중 준비 명상을 하는 5분은 할 때는 눈을 감고 조용히 호흡에 집중하는 명상하는 시간에도 그 십 분이 아까워 온갖 잡생각을 끄집어왔었다. 그렇게 요가를 했으니 요가는 운동이 아닌 노동을 한 셈이었다.


나는 나중에 요가를 제대로 배우고 나서야 비로소 숨을 제대로 쉬고 있지 못한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비로소 제대로 숨 쉬는 법을 익힌 것 같다. 들숨 흐-읍, 날숨 후-우, 들숨 흐-읍, 날숨 후-우 태어나서 누구도 나에게 숨 쉬는 법을 가르쳐준 적이 없다. 아니 누구도 숨 쉬는 법을 배운 적이 없을 것이다. 숨은 당연히 쉬는 것이고 숨을 못 쉰다는 건 죽는다는 것이었으니까!!


숨만 잘 쉬고 살아도 삶의 질이 달라진다. 4분의 4박자로 들숨과 날숨을 일정한 크기로 쉬자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숨을 의식하며 머리부터 가슴 단전까지 내려왔다 올라가노라면 순환이 되는 기분이 든다.


이제 나에게 요가는 명상 그 자체이고 성찰의 도구이다. 매트 하나로 나의 우주를 담을 수 있는 이 공간도 좋고 온 근육을 내가 오롯이 느낄 수 있어 좋다.

나는 마음이 복잡할 때 집에 있는 물건을 버리거나 당근으로 필요 없는 물건을 팔거나 요가 자세를 하고 들숨과 날숨을 일정한 크기로 5분 정도 숨쉬기를 한다.

악순환의 고리가 끊기고 선순환의 고리가 다시 만들어졌다.


한때 마음이 불안할 때 스트레칭을 하면 온 근육이 강하게 수축되어 있어 스트레칭을 할 때 아프기까지 하다. 어느 날 운동을 하다 근육의 수축을 알아차리고 천천히 온몸을 구석구석 늘리기 시작했다. 온몸을 늘리고 난 후에야 불안도 사라졌다.


나는 그때 알았다. 정신적인 불안이나 긴장된 마음이 들 때 정신을 직접적으로 케어하는 방법도 있지만 몸을 바라바주고 케어해 줘도 정신과 마음이 편안해진 다는 것을 느꼈다.


몸과 마음은 확실히 연결되어 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때부터 나는 어떤 순간에 빠진 내 마음을 구해내고 싶을 때 그 상황을 더 깊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을 깊숙이 느끼고 바라봐주고 늘려준다. 들숨과 날숨을 일정하게 내쉬며 내 온몸 구석구석을 늘려준다.

어느 순간 편안한 마음과 유연한 몸을 느낄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람 여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