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unjoy Dec 28. 2023

경험으로 배우는 실용서 1장_종료   

나는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얻었는가?

8월 1일부터 시작된 나의 올해 두 번째 프로젝트가 끝이 났다. 이커머스 생태계 이해와 운영시스템을 배우고 싶었고, 무더운 여름날 사람이 고파 우울증 걸리기 직전에 사무실과 함께 하는 동료가 생겨 마냥 신났던 시점으로부터 5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러 오늘을 마지막으로 프로젝트를 종료했다.


5개월간 나는 무엇을 배우고 얻었을까?

크게는 사업이란? 무엇이며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어떤 관점으로 사고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꼽자면,  

첫 번째, 온라인 사업의 확장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2023년 초, 다이닝 바를 운영하는 동생의 요청으로 직원 채용과 교육을 맡아 한 달이 좀 넘는 기간 일하며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간접 체험 할 수 있었다.


나는 정말 내 가게인 것처럼 사장처럼 사고하고 일했다. 서비스에 많은 신경을 썼고 나름의 목표 매출을 정해 두고 그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 현장에서 할 수 있는 나름의 마케팅 전략도 펼쳤다. 원래 메인이었던 관리 부분에서 인수인계 과정에서 비효율적인 시간을 줄이기 위해 업무에 따른 체크 리스트와 매뉴얼도 만들었다. 몸을 쓰는 일이라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사람을 만나는 일이 너무나 즐거워 천직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테이블의 개수, 인건비, 임대료, 재료비 등등 고정 비용은 크고 물리적인 한계가 주는 방문 가능한 사람의 범위의 제한,  테이블 개수마저 많지 않고 저녁 장사만 하는 가게는 하루에 나올 수 있는 매출에 한계를 분명 느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관리가 정말 힘든 일이었음을 배웠던 것 같다. 사장의 마인드로 해줄 직원이 그리 많지 않고 사장이 관리하지 않으면 새는 비용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번 온라인 사업을 하는 것을 경험하고 시간 대비 효율성과 24시간 오픈되어 있는 매장, 어느 지역에서도 구매할 수 있는 이점 등이 비교가 되면서 오프라인은 작은 매장이라도 운영을 위해 최소한의 인력이 필요하지만, 온라인은 자동화 시스템만 잘 구축해 놓는다면 최소한의 인력으로 운영이 가능한 매력적인 사업이었다.


물론,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어떻게 알릴 것인가? 어떻게 팔 것인가? 무엇을 팔 것인가? 등에 대한 근본적 고민은 필요하지만  내가 미래를 위해 투자를 한다면 나의 글로벌 관점을 추가 매리트로 보더라도 온라인에서 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세팅해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두 번째 일의 효율성을 극대화하여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중요하다. (일을 없애는 것)

고객센터를 운영하면서 '자주 쓰는 답변'을 미리 작성해 놓고 클릭 두 번으로 대답하는 기능이 있다.

작은 것이지만 순서만 바꿔도 클릭 4번을 2번으로 줄일 수 있다. 매일 데일리로 하는 발주 양식 변환을 엑셀 수식을 미리 걸어놓으면 복사하기, 붙여넣기로만으로 시간을 몇 분 줄일 수 있다.

별거 아니지만, 일의 과정을 없애는 것이 일의 최대의 효율을 낼 수 있는 방법이다. 최소한의 에너지와 리소스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고, 이렇게 사소한 것들에서 많은 에너지가 낭비되고 있다는 깨달음을 주었다.

일상에서도 내가 하는 일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혼자서도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음을 매우 많이 느꼈다.

 

AI시대는 일인기업의 효율성을 극대화시켜 줄 수 있는 매우 좋은 툴이 많다. 끊임없이 사용해 보고 연구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갖게 했다.


세 번째 대표의 업무는 일을 만드는 것이고, 중요한 일을 구별할 줄 알고, 일을 위임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하던 일은 복잡하고 사고가 필요한 일은 아니다. 반복적이고 루틴 한 업무들이다. 누구나 초보가 조금만 배우면 할 수 있는 일이다. 한 3개월쯤 일이 익숙해졌을 때, 사실 시간이 조금 아깝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시간과 돈을 바꾸고 있던 생각도 들고 루틴 한 업무들이 있어 내 시간을 자유 의지로 쓰는 건 어려웠다.

그리고 세상에서 젤 싫은 일이 반복 루틴한 일이기에 익숙해졌을 땐 매우 흥미가 떨어졌던 건 사실이다.

업무가 성향에 맞아야 한다!


진짜 직원을 두는 회사를 만들게 되면 나는 일을 밖에서 최대한 많이 끌어오고, 업무의 성향과 직무의 적합도가 맞는 사람에게 맡겨 두고 내가 잘할 수 있고 생존할 수 있도록 영업을 적극적으로 해서 돈을 만들어 오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네 번째 동업을 하려면 기대려 하지 말고 손해 본다 생각 말고 스스로 해내야 한다.  

나도 초반에는 중국 분과 동업으로 하려 했다.

그런데 그분은 회사를 다니고 나는 전업으로 해야 했기에 마음가짐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게 서운해지기 시작했다. 발만 걸치고 있는 느낌이랄까? 의사결정은 또 동의를 구해야 하니 속도는 느려지고, 일은 내가 메인으로 해야 하다 보니 내가 다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같이 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을 빨리 느꼈다. 그리고 지금 주변에 함께 동업을 하는 친구들은 모두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었다. 동업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함께 오래가기 위해서는 감정을 배제하고 명확히 하는 것이 꼭 필요하며 의사결정을 하는 대표는 무조건 한 명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중요한 것!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내가 직장인 마인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생각했던 일을 일로서만 바라본 나의 관점이다.

사업은 수익화가 가장 중요하다.


나는 막연하게 자아실현을 하고 싶어 회사를 나왔던 것 같다. 아니 막상 나와보니 나는 무엇이 하고 싶었는지 길을 잃었다. 막연하고 추상적인 내 머리 사이즈에서 상상력으로 나온 것들이었다. 그리고 회사를 나온 이유는 회사에서 일할 때보다 돈을 더 많이 벌고 싶어서인데, 돈에 관심 없는 척 계속 일을 위한 일을 하고 있었다. 우선 회사를 나와 내일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돈을 좇는 속물로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을 버리고 돈에 조금 더 솔직하고 명확하고 욕심을 내야겠단 생각을 했다. 생존을 해가며 만들어가야 한다.

2024년을 4일 남겨두고, 새 출발을 하기에 아주 적절한 마침표 타임이었다. 2024년에 무엇을 해야 할지 조금 더 명확해진 것 같다. 잘 정리해서 2024년은 프리랜서보단 조금 더 사업자에 가까운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지금도 일러스트를 배우고, 동영상 편집 수강신천도 해두었다. 온라인 시대 나를 잘 활용하기 위해 아이템들을 장착하고 있다. 내가 모든 것을 혼자 하려는 것은 아니다. 간단한 건 스스로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이 들어, 기회와 시간이 있을 때 채우려는 것이다.


내가 얼마나 무식하게 준비 없이 퇴사를 했는지 알게 되었다. 이 시간이 꼭 필요했던 시간임을 나는 너무나 잘 안다. 익숙한 10년을 다르게 바꾸려면 한 번에 변화하긴 매우 어렵다. 결국 내가 사업을 하겠다는 건 회사를 다니며 판 깔아놓은 곳에 한 스푼 나의 역량을 추가하는 것이 아닌 내가 스스로 판을 깔고 그것을 사람으로 , 자원으로 채우며 작더라도 나만의 성을 쌓아야겠다 마음을 먹어야 하는 일이다.

2024년 나의 가장 큰 자산은 '시간'으로 생각하고 앞으로 한 발짝 나아가 보자. 이제 기본 인풋은 종료하고 내 성을 하나씩 쌓아가보자.


- 부산 가는 SRT안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아픈 이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