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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oy Jan 22. 2024

중국의 글로벌 전략

전 세계 Z세대가 열광하는 중국 SPA 브랜드 'SHEIN'

나는 핸드폰 강화유리, 핸드폰 케이스, 헤어핀, 리빙소품, 우산 등등 알리 익스프레스를 이용한다.

한국 서비스가 없던 10여 년 전부터 알리 익스프레스를 종종 썼다. 예전엔 배송도 한 달씩 걸리기도 하고, 실패한 제품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매우 저렴해서 구매했다.


지금은 가격이 한국 서비스가 되기 전보다 한국 시세에 맞춰 조금 오르긴 했지만 그래도 저렴한 가격에 품질이 좋고 배송이 빨라져 나는 알리 익스프레스를 이용한다.


아직 써보진 않았는데, 알리익스프레스 외에도 중국 핀둬둬(拼多多)라는 저가형 제품 종합 플랫폼에서 글로벌 전략으로 만든 'Temu'가 나의 인스타 광고를 도배하고 있다.


코로나 시기에 글로벌로 더욱 급부상하여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중국 APP은? 바로 틱톡이다.


이제는 흔하게 중국 APP이 전 세계로 나간 현상을 쉽게 볼 수 있게 되었다.


2022년 10대 다운로드 쇼핑 앱에서 1위를 한 SHIEN 또한 중국 APP으로 전 세계 Z세대들이 열광하는 브랜드가 되었다. 이 플랫폼은 어떻게 전 세계를 열광시켰을까?


먼저 쉬인(SHIEN)의 탄생 배경과 창업자에 대하 알아보면, 쉬인의 창업자는 쉬양티엔(许仰天)은 80 호우다. 2007년 청도 과학기술대학 국제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장쑤 성의 난징의 작은 크로스보더 전자 상거래 마케팅 서비스 회사에 취업하여 SEO(검색엔진 최적화) 업무를 하였다. 이 업무의 경험으로 크로스 보더 전자 상거래와 온라인 마케팅 전문 지식을 습득하였다.

2008년 그는 퇴사 후 두 명의 파트너와 크로스 보더 전자 상거래 회사를 설립하였고, 2009년 결혼을 준비하며 쑤저우(苏州)의 웨딩드레스 시장을 보고 영감을 얻어 웨딩드레스의 로망이 있는 유럽 쪽으로 쑤저우의 웨딩드레스를 저렴한 가격으로 해외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사업을 두 번째로 창업하였다.


2009년~12년 글로벌 시장에서 웨딩드레스 온라인 사업을 돈을 벌었지만, 2011년부터 사업의 한계를 느꼈다. 웨딩드레스라는 아이템 자체가 평생 1번 구매하는 상품이기에 재구매율도 낮고 지속적으로 소비하기 어려운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신규 고객을 유입하는 것은 비용도 많이 들고 쉽지 않은 일이다.

그는 시장조사를 거쳐 여성복의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발견하고 Shienside 웹사이트를 만들어 여성복 크로스 보더 전자상거래 모델을 시험하기 시작했다.

2013년. shienside는 싱가포르 투자회사로부터 500만 달러의 시리즈 A를 받았고 충분한 자금이 뒷받침되며 Shienside 발전에 박차를 가했다.


2014년 APP이 출시되고 2015년 SHIEN으로 이름이 바뀌면서 브랜드화로의 발전이 시작되었다.
스페인에서 시작한 쉬인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등 미주 시장 진출을 마친 상태이다.


쉬인의 글로벌 진출 성공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첫 번째 비결은 바로 온라인 마케팅이다.

쉬양티엔은 마케팅 회사 출신답게 본인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업무를 살려 SEO(검색엔진 최적화) 마케팅을 시작했다. 쉬인은 Google trends finder를 활용해 국가별 히트 검색량과 상승세를 분석해 최신 패션 트렌드를 예측했고 자금 조달 후 SEM(검색엔진마케팅: 검색엔진에서 특정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자사 웹사이트가 상위에 랭크되는 방식, 광고 클릭으로 유입, 유료) 팀을 구성하여 보다 정확하고 효율적인 유료 광고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마케팅에 집중하여 ROI(투자수익률)는 꾸준히 1:5 이상을 유지했다.

두 번째 성공 비결은 바로 왕홍 마케팅이다.


중국은 왕홍 마케팅의 발상지이며 중국의 왕홍 마케팅은 다른 나라보다 3~5년 정도 앞서 있다. 중국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의 호황을 지켜본 쉬양티엔은 해외 마케팅에 적용하였다. 당시 해외의 KOL은 활성화되지 않았던 시기라 패션 공유 카페에서 200개의 KOC를 찾아 매주 무료로 옷을 한 벌씩 보내 사진을 찍게 한 뒤 SNS에 공유하도록 했다. 동영상 사이트가 보편화되자 쉬인은 제품을 입어보는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도록 했다. 저렴한 마케팅 비용으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일반 소비자의 체험 리뷰로 시작하여 자금이 생긴 뒤에는 KOL과 스타를 활용한 홍보도 시작했다. 쉬인은 여전히 일반 소비자의 리뷰도 중요하게 생각하며 의류나 쿠폰을 무료로 나눠주는 방식으로 KOC와 KOL을 동시에 잘 활용하여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세 번째 성공 비결은 중국의 강점을 가장 잘 살린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공급망 체인을 만든 것이다.


쉬인의 첫 시작은 도소매 방식이었다. 중국 광저우(广州)는 중국 의류 무역의 중심지이며 주변에는 크고 작은 의류 공장이 많다. 이들 공장의 대부분은 해외 브랜드를 생산하고 반품, 재고가 생기면 광저우의 동대문, 남대문 격의 스산항(十三行)의 도매상들에게 낮은 가격으로 팔리고 이 도매상은 중국 각지의 소매상들에게 판매하였다. 쉬양티엔도 처음엔 여기서 제품을 골라 사진을 찍어 사이트에 올려 주문이 들어오면 광저우에서 바로 직배송하는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배송기간이 비교적 길었지만 가격이 저렴해 해외 소비자들에게도 인기가 있었다. 하지만 주문이 늘면서 더 이상 이러한 방식으로의 한계를 느끼게 되었다.

쉬양티엔은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해 쉬인의 자체 공급망을 만들기로 했다.


쉬인은 전통 주문 방식인 대량 주문 방식이 아닌 소량 주문으로 샘플 100개만 만들고 소비자의 반응을 보며 추가 주문하는 형태로 물건을 생산했다. 첫 생산 원가는 높지만 재고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후속 주문이 있을 경우 가공 업체는 흑자로 전환할 수 있었다. 하지만 100벌 물량은 적고 3일 내 납기 기간으로 의류 공장이 수주를 꺼렸다. 이에 쉬인은 소규모 공장과 가내수공업 형태가 많은 광저우시 시골인  난춘쩐(南村镇)으로 회사를 옮겼다.

쉬인은 이러한 소규모 공장에 주문을 맡기고 샘플 의류 및 판금 자금을 자발적으로 지원하여 공장의 생산 비용을 절감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대금 또한 1~2주 내로 지급하며 지역의 경제도 소규모 공장의 신뢰를 얻으며 안정적인 공급망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재는 쉬인 회사를 중심으로 1000여 개의 납품 공장이 몰려있다.



또한 쉬인은 내부적으로 디지털화 및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공급 공장이 실시간으로 원단, 생산 능력 및 생산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시스템으로 주문을 게시하면 공급업체도 시스템을 통해 수주를 받아 작업을 진행할 수 있게 했다.


시스템을 활용하여 공급업체를 여러 KPI를 기반으로 평가하여 등급을 분류하고 적자생존하며 공급망을 지속적으로 최적화하고 개발한 것이다.


이러한 공급망 시스템은 쉬인의 경쟁력이 되었고 매주 4~5만 개의 새로운 제품을 생산해 내며 패스트패션을 넘어 리얼타임 패션(Real -time fashion)의 생태계를 만들어 냈다. 또한 저렴한 광저우의 공급망에 의존하며 쉬인의 상품 가격은 ZARA의 3분의 1 정도로 가격 경쟁력도 확보하게 되었다.


코로나가 종식됨에 따라 오프라인 소비 비율이 점차 증가하기 시작하였고 쉬인 또한 O2O 모델을 시작했다. 쉬인은 2022년 7월 캐나다 토론토에 첫 팝업을 열었고 미국, 뉴욕, 마이애미, LA, 일본, 싱가포르, 두바이 등 10차례 가까이 팝업 스토어를 오픈했다. 쉬인의 오프라인 매장의 특징은 고객 파티로 만들어 체험을 통해 바이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포토존 등에 더욱 신경을 쓰고 실시간 판매량 랜딩 페이지를 만들어 팝업 스토어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고객들이 현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홈페이지에서 동시에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쉬인은 2022년 4월 1000억 달러로 기업가치가 정점을 찍었다. 이는 H&M과 ZARA의 시가총액을 합친 것보다 많다.


글로벌 스타트업 순위에서 바이트 댄스의 틱톡(1400억 달러), 일론 머스크가 보유한 스페이스 X (1003억 달러)에 이어 세계 3위의 유니콘이 되었다. 그러나 2023년 이후 쉬인의 디자인 침해, 패스트패션 기업의 환경오염 등 각종 논란이 이어지면서 쉬인의 평가액은 640억 달러로 떨어졌다.



이에 쉬인은 기업 이미지 쇄신을 위해 글로벌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를 위한 콜라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ESG 경영의 경우 중고거래 플랫폼인 쉬인 익스체인지 출시 외에도 재활용 가능한 포장, 탄소 중립 계획을 발표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한다.


쉬인은 앞으로도 잘 성장할 수 있을까? 여러 가지 문제도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다양한 변화를 꾀하며 시대에 발맞춰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 준 좋은 사례인 것 같다.


그리고 쉬인은 중국의 내수시장이 아닌 글로벌 시장 진출, 새로운 공급망 생태계 구성, 시스템화, 시대에 맞는 마케팅 등 새로운 도전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낸 것만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중국 내에서도 쉬인의 비즈니스 모델을 카피하여 비슷한 모델로 해외 진출을 하는 기업도 많다고 한다.


Made in China 40년, 품질 향상과 가격경쟁력으로 중국의 제조는 글로벌로 확장하고 있다.

이제 ‘Made in China’는 역점이 아닌 글로벌 강점의 상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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