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지기 대학 친구들은 참석하지 못한 나를 대신해 휴대폰으로 내 인스타 사진을 찾아 함께 인증숏을 찍어 주었다. 여행지에서 친구들이 보내준 사진을 보며 한참을 깔깔거리며 웃었다. 그리고 참 감사하단 마음이 들었다.
모임 전부터 오랜만에 단카방이 활성화되었다. 그 덕에 1년 전 겨울 오랜만에 전원 참석했던 송년 모임이 생각이 났다.
늘 양가 부모님 도움 없이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라 바쁘다는 핑계로 모임에 소홀해 왔다. 그러다 작년 연말 미국서 살던 대학 동기가 오랜만에 귀국해 급만남을 가졌다. 이젠 모두 다 결혼해 자신의 가정을 꾸려서 아이들을 재운 밤 만나 새벽까지 놀았다. 나는 그제야 그동안 모임에 참석하지 못했던 이유를 친구들에게 털어놓을 수 있었다.
워킹맘의 죄책감으로 평일에도 주말에도 늘 아이에게 헌신하는 엄마였다. 그래서 엄마 자신, 개인 모임은 더욱 참여가 어려웠다.
그리고 1년이 흘렀다.
과연 나는 이 친구들에게 좋은 친구였을까?
생각이 문득 스쳤다.
이 생각이 들어 단체 방에서 괜스레 진심을 훅 뱉고 싶었지만 그만두었다. 나중에 직접 만날 때 전하는 게 낫겠다란 생각 때문이었다.
평소 주변에 늘 감사의 표현을 꼭 해오며 살아온 편이었는데도 유독 이 친구들에게만은 어려워하는구나를 깨달았다. 미안함이 더 커져서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