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이었다.
같은 동네 친하게 지내는 교회동생에게 문자가 왔다.
“언니! 은정언니! 저희 시어머니가 언니 잘해주래요”
-응? 시어머니께서 나를? 갑자기 왜? 왜 그런 말씀을 하셨어? 하하하
“저희 시어머니께서 언니네 시어머니 엄청 잘 아신데요. 지난주 주일에 언니랑 같이 본당 앞에 서계신 거 보고 저한테 물어봤어요. 은정언니 시어머니 맞으시냐고. 그래서 맞다고 그랬더니 언니 잘해주라고 하시던데요? 그 집 시어머니 보통 아니라고. “
-아 진짜? 너네 시어머님 하고 잘 아시는구나! 신기하다.
“두 분 다 저희 교회 몇십 년 다니셔서 서로 잘 아시나 봐요. 제가 언니랑 같은 동네 살면서 친한 거 아시니깐 언니 잘 챙겨주라고 하시더라고요. 언니네 시어머니가 젊으셨을 때부터 교회 안팎으로 오권사님 하면 모르시는 분 없으셨데요. 하하하 그래서 제가 어머니한테 걱정 마시라고 말씀드렸어요.”
“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은정언니가 더 강해요. 그 댁 시어머니한테 은정언니 안 잡혀 살아요!라고요.
하하하”
-야! 뭐야 내가 뭐가 강하다고 그래 …
“언니처럼 시어머니한테 할 말 다하는 며느리가 몇이나 될까요? 게다가 오권사님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호랑이 권사님이시라는데”
올해 2025년 80세가 되신 시어머니께서는
100년 역사를 가진 우리 교회에 20대 때부터 다니셨다고 한다.
문자를 나누었던 교회동생 시어머니께서도 그만큼
오래 다니셨기에 긴 세월 서로를 잘 알고 계셨다.
친밀하게 교제를 나누는 사이는 아니지만 오며 가며
서로의 사연은 잘 알고 계신 듯했다.
문자를 받기 며칠 전 우연히 동생집에 놀러 간 적이 있었다. 그 동생 시어머니께서 반찬을 전해주러 갑자기
오셨었고 그때 친하게 지내는 언니라고 소개를 했었다.
그런데 그뒤 어느 주일 며느리랑 친하게 지낸다던 그 애기 엄마가 오권사님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그 집 막내아들이 재혼했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그 며느리가 본인의 며느리와 친한 언니라는 걸 알게 되시고 걱정부터 앞섰다고 하셨다.
그래서 동생에게 친하게 지낸다던 그 언니 잘 챙겨주라고 하셨다고 문자가 왔던 거였다.
몇 년 전 동생과 문자를 나누던 이때까지만 해도,
송 씨 가문에 하나 남은 막내며느리였던 나는 가족
어느 누구도 뭐라고 함부로 건드릴 수 없을 만큼 온몸에 날이 서있었다.
어머니든 남편이든 뭐라고 한마디라도 하기만 해 봐.
이제 절대 참지 않아! 이혼을 하면 했지.
절대 가만있지 않겠다고 씩씩 거리며 아슬아슬 언제나 초긴장 전투태세였다.
라며 어머니를 향해 곧 언제라도 쏟아낼 거처럼 입에 담고 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