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이번 주 별밤 매거진 글쓰기 주제는
"나를 옭아매는 일"입니다.
며칠을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어려운 주제였습니다.
지금 나를 옭아 매서 힘들게 하는 일이 무얼까 고민해 봤는데 생각이 잘 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아이를 출산하기 전까지 혈액형이 A형인 줄 알고 살았습니다. 초. 중 학생시절 한 반에 그 당시 이은정이라는 이름은 꼭 2명 이상이었고 학교에서 하는 신체검사에서 혈액형 검사 결과발표 때마다 선생님께서 이름뒤에 1,2 이런 식으로 번호를 붙여서 말씀해 주셨는데 마지막에 들었던 혈액형이 A형이었습니다.
저는 그래서 내성적이고 소심하고 수줍음 많은 성격이 혈액형도 한몫한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그리고 늘 가난하고 온전하지 못한 가정환경 때문에 스스로가 자신감 없이 위축되어 자라온 탓에 저도 모르게 나는 소심하고 자신감 없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정의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첫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며 제 혈액형이 O 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뭔가 새로 태어난 기분이었고 내가 O형인데 소심한 사람이었다고?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또 한 번은 MBTI 검사입니다.
매번 검사할 때마다 저는 INFP 결과가 나왔습니다.
저는 제 성향상 검사 결과가 잘 맞게 나왔다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최근 전문기관에서 좀 더 깊이 있는 검사를 받았는데 의외로 ESTP 결과가 나왔습니다.
여기에서도 내향인인 줄 알았던 제 성향이 외향인에 가까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저는 사람들 앞에서 저를 소개할 때 부끄럼을 많이 탄다 사람들 앞에서 말을 잘 못한다 자존감이 낮다 사람과 관계 맺기를 힘들어한다 등등 스스로를 자신감 없는 사람으로 소개하곤 했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자라온 환경이 스스로를 동굴에 가두고 그곳에 옭아매고 살아온 거 같습니다.
지금 저는 저의 삶의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며 혈액형이 O형이고 MBTI 가 ESTP 성향에 가깝게 밝고 사람들 앞에서 부끄러워하지 않고 에너지가 넘치며 즐겁게 살아갑니다. 그 이유는 스스로를 초라하게 생각하지 않고 늘 자신 없어하며 동굴 속에 옭아매던 습관을 버렸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나를 사랑하며 있는 그대로의 삶을 인정하고 동굴밖으로 나와 빛가운데로 걸어가는 연습을 통해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된 거 같습니다.
세상에 태어나는 조건은 누구나 똑같이 공평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불공평하지도 않으며 어떤 환경에 처해도 내가 잘해서 잘못해서 세상에 태어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자책하거나 자만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처한 상황에 당당히 용기 있게 맞서며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고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통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이 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오늘도 어려움 가운데 있는 분들이 스스로를 옭아매는 올가미에서 벗어나 삶의 빛가운데로 나아오기를 축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