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엘작가의 글
<글썸 두 번째 크엘 작가님의 글입니다>
엄마에게
엄마, 나에게 엄마는 거친 파도 속 강풍 앞에서도 늘
꿋꿋이 든든하게 버티고 서 있었어.
길을 잃지 말라고 저 멀리서 반짝이는 등대 같이....
내가 엄마가 되어보니
나는 아이에게 욱 하고 화내는 걸 주체할 수 없더라고.
내가 가진 성격이 그런 거겠지.
그런 욱하는 내 성격이지만 아이에겐 늘
조금은 따뜻하게 다가가 보려고 노력하고 있어.
엄마도 느릿느릿한 어릴 적 내 모습을 보면서
내가 지금 아이에게 느끼는 그런 답답함을 많이
느꼈었겠지.
작고 어렸던 나도 미숙하고 부족했을 테니까.
나는 지겹도록 고집부리면서 엄마 말을 안 들었더랬지.
우리는 세상이 어떻게 생겼고 돌아가는지를
부모를 통해 배우고는 해.
그런데도 왜 그러냐며 궁금하다고 질문해 노코는
엄마가 설명해 주면 왠지 반발심만 앞섰었어.
항상 에돌아가서 결국에는 부모님이
말씀해 주신던 걸 뒤늦게 깨달았지.
그래도 조용히 묵묵히 뒤에 서서
새까맣게 타버린 가슴을 몰래 숨긴 채
아이가 세상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만 보던 모습에 드리운 외로운 그림자가
내 눈에는 들어오지 않았던 거야.
나이가 들어 나도 엄마가 되어 보니 주변의 것들이
조금은 눈에 들어오게 되었어.
엄마의 외롭고 힘겨웠던 지난 세월도
눈에 보이기 시작했어.
얼마나 힘들고 막막했을까.
얼마나 외롭고 가슴 아팠을까.
이제라도 아주 조금 알아차리게 된 나.
아직 늦지 않았겠지?
엄마!
오늘도 사랑해.
내일도 사랑해.
지금도 고맙고 내일도 감사해.
앞으로도 아프지 않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우리 곁에서
잘 지내줬으면 좋겠어.
엄마를 사랑하는 딸로부터......
작디작은 우리 딸에게
아직은 많이 어리고 보호가 필요한 너에게
엄마가 늘 불안해하며 걱정하는 통에
네가 너무 빨리 어른이 되려 애쓰는 게 아닌가 싶어
엄마가 미안해.
날 닮아 여리고 사랑 많은 우리 집 가장 소중하고
빛나는 보석 우리 딸
오늘 아침에도 엄마가 나갈 준비 하라고
갑자기 버럭 소리를 지르는 통에 가만히 있다가
날벼락을 맞은 듯 으앙~울음이 터졌더랬지.
딸아 네가 느린 건, 네 잘못이 아니야.
엄마도 어렸을 때 그랬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네 모습이야.
그런 네 모습을 어른의 잣대로 판단하고
배려하지 못하는 엄마가 부족했어.
누구보다도 묵묵히
엄마의 말을 잘 들으려 노력하고
하기 싫은 것도 하려고 애써보고
엄마말에 잘 수긍하면서
엄마의 사랑을 갈구하는 네 모습에서
엄마를 찾던 나의 어린 모습이 아련히 떠올랐어.
내가 커가면서 부족하다고 느꼈던 것을
너에게는 조금이라도 더 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사실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어.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너를 더 듬뿍 사랑한다고
더 큰 사랑을 표현하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도록 노력할게.
조금 느려도 괜찮아 엄마가 늘 너의 곁에서
기다려 줄게...
사랑해 내 소중한 딸아....
너를 사랑하는 엄마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