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밤의 작가님들과 함께 쓴 글을 모아 매거진 1 브런치북 1을 발행하고 더 이상 글을 쓰지 않았다.
실행하는데도 앞뒤 안 가리고 빠르지만 뒤돌아 서는 것도 참 빠르다.
처음엔 여러 가지 일들 때문에 글을 쓸 정신이 없고 집중이 안 돼서 쓰기 힘들었다.
그래서 잠시 쉬었다가 하면 되려나 하고 쉼을 갖고 돌아오겠다는 인사를 하고 쓰는 걸 잠시 내려놨다.
내려놓고 하루하루 지나다 보니 내가 그동안 쓴 글들이 부끄럽고 초라해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왜 그렇게 마음이 붕 떠서 재능 없는 일에 시간을 썼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나는 내가 가진 직업이 있고 가정도 있다.
사실 내가 가진 에너지로는 이 두 가지 일만 해도 늘 버거웠다.
그런데 글쓰기를 내려놓고 현실을 마주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그저 내가 즐거워서 했던 글쓰기가 내 본래의 일에 영향을 줄 만큼 더 치중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내가 가진 에너지를 잘 분배하지 못하면서 체력적으로 심적으로 많이 지쳐가고 있었다.
그렇게 에너지가 바닥이 나고 글쓰기를 내려놓으니 내게 무기력함이 찾아왔다.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고 그저 하루하루 내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에만 겨우 하면서 즐거움이 사라진 일상을 버티며 지냈다.
점점 브런치 스토리는 들어가 보지도 않게 되었다.
그냥 한때 내가 좋아하고 재밌어했던 일로 기억하기로 했다.
그런데 종종 알람이 울렸다.
가끔 글을 읽고 가는 독자가 한분씩 있었고 브런치 구독을 하고 가시는 분들도 가끔씩 있었다.
그럴 때마다 음? 아직도 내 글을 읽으시는 분이 계시네? 했지만 곧 다시 일상을 지냈다.
무기력하고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쉬는 날이면 잠만 자면서 한동안 그렇게 지냈다.
그러다 어느 날 글을 쓰기 전 내가 즐거워했던 일을 생각했다.
드라마 몰아보기. 남자주인공 덕질하기.
무기력하고 우울하게 있지만 말고
뭐라도 해야겠다. 내 기분을 환기시켜야겠다.
하고 찾아낸 게 드라마 몰아보기다.
내가 좋아하는 남자 배우들 위주로 드라마를 하나씩 보기 시작했다. 역시 재밌다.
남주를 보면 눈이 즐겁고 마음이 설레어진다.
마흔넷 청소년기 아들 둘을 둔 엄마는 젊고 어린 남주들을 보며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다.
그렇게 드라마 몰아보기도 하고 다니는 병원에서(정신과 치료 중) 상담도 자주 하고 약처방도 바꿔가며 조절했다. 내 마음을 환기하려고 노력하며 몇 달이 지났다.
점점 직장에서의 일도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가정도 평안해지고 일상의 무기력에서 회복되어 가고 있었다. 그리고 나를 더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했다.
점점 욕심과 붕 뜬 마음들이 내려앉고 처음에 글을 왜 쓰고 싶었는지 글을 쓸 때 왜 즐거웠는지가 생각이 났다. 다시 글을 써볼까 하는 마음이 조금씩 생겼는데 4개월 정도 시간이 지났더니 어떻게 쓸지 어떻게 시작해야 좋을지 자꾸 망설여졌다.
한참을 망설이다 브런치 스토리에 들어와서 인사를 했고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맨 처음 내가 글을 쓰게 될 때 만난 대표님과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다시 에너지를 받고 용기가 났다.
나는 다시 글을 쓰기로 했고 시작했다.
나에게 쉼을 갖고 드라마 몰아보기를 하며 아무 생각 없이 쉬었던 시간.
나를 돌아보며 재정비하는 시간.
나에게 필요했던 시간이었던 거 같다.
이제 다시 이야기를 시작하자.